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이 예정대로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결정했다.
네 번의 연속 자이언트스텝(0.75%p 인상)을 멈추고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섰지만, 내년 기준금리 전망치를 상향하며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을 예고했다.
14일(현지시간) 연준은 13일, 14일 이틀 동안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 0.50%p 인상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기준금리는 기존 3.75~4.0%에서 4.25~4.5%로 올라 15년래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내년 기준금리는 5%를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12월 점도표(위원 예상 금리)에 따르면 FOMC 위원 19명 중17명이 내년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하며 최종금리를 5% 이상으로 내다봤다.
내년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5.1%로, 9월 예측치 4.6%에서 0.5%p나 높아졌다. 2024년, 2025년 금리중간값도 각각 3.9%에서 4.1%로, 2.9%에서 3.1%로 0.2%씩 올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매파적인 강경 발언들을 내놨다.
연준 의장은 “물가 상승률 2%에 도달하기 위해 모든 도구를 동원할 것이며 노동 시장과 물가 안정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10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에서 물가 상승률 둔화가 나타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물가상승률이 지속적으로 내려가고 있다고 확신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품과 서비스 부문에 물가 압력이 여전하고 기대만큼 빠르게 내려오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물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는 ‘고용 시장’ 과열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여전히 일자리가 많고, 실업률은 50년최저 수준이며 임금이 인상됐다는 점 등을 거론했다.
연준 의장은 “역사는 너무 이른 완화 조치를 경고하고 있다”는 기존 발언을 반복하며 조기 통화정책 방향 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경계했다.
뿐만 아니라 “기준금리가 충분히 긴축적인 수준에 접근할 때까지 여전히 갈 길이 남았다”면서 “금리 인상 지속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금리 상단이 더 높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할 수 없다”면서 “금리인상은 더 이상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어디까지 갈 것인지(최종 금리 수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대폭 하향 조정됐다. 연준은 내년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9월 전망치1.2%에서 0.7% 내린 ‘0.5%’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4.6%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조정이 내년 ‘경기침체’를 인정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파월 의장은 “0.5%는 마이너스 성장이 아니며 실업률 4.6%도 여전히 높은 고용 수준”이라며 “경기침체라고 볼 수 없다”고 답했다.
연준 의장은 "상당 기간 저성장, 실업률 상승 등 경제적 고통이 따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물가 상승을 잡지 못했을 때 고통이 가장 극심할 것”이라면서 물가 안정화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CME가 제공하는 페드와치(Fed Watch)는 내년 1월 31일, 2월 1일 열리는 FOMC에서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 가능성을 72.5%, '빅스텝' 가능성을 27.5%로 보고 있다.
사진=내년 첫 FOMC 금리인상 예상 그래프 / CME Fed Watch
금리인상 속도조절에도 높아진 최종금리와 제롬 파월 의장의 강경 발언에 투자 심리는 다시 위축된 모습이다.
14일(현지시간) 상승 출발했던 뉴욕 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다우 지수는 0.42%, S&P500 지수는 0.61%, 나스닥 지수는 0.76% 하락했다.
암호화폐 시장은 CPI 개선에 따른 상승분을 대체로 유지하고 있지만 상승 동력을 잃고 횡보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FOMC 성명 전 1만8300달러까지 상승했다가 1만7000달러 후반으로 다시 밀려났다. 토큰포스트 시세에 따르면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0.21% 오른 1만7815달러, 이더리움은 0.75% 내린 1310.3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사진=비트코인 시세 그래프 / 출처 코인마켓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