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뉴욕주, 비트코인 공식 결제 수단 추진…트럼프도 규제 완화 서명

미국 뉴욕에서 주 정부 기관이 비트코인(BTC)과 같은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허용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국세청(IRS)의 디파이(DeFi) 브로커 규정 폐지안에 서명했으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헬륨(Helium) 네트워크를 상대로 제기했던 증권법 위반 소송을 공식 철회했다.

10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뉴욕 주의회 의원 클라이드 바넬(Clyde Vanel)은 주 정부 기관이 비트코인, 이더리움(ETH), 라이트코인(LTC), 비트코인캐시(BCH) 등 주요 암호화폐로 벌금, 세금, 수수료 등을 수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 A7788을 제출했다. 해당 법안은 재정 의무 이행과 관련된 다양한 항목에서 암호화폐 결제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주 법 체계에 암호화폐 결제 기반을 공식적으로 포함시키는 첫 걸음으로 평가된다.

이번 입법 시도는 뉴욕주가 지난 3월 rug pull 등 암호화폐 사기 근절을 위한 형사처벌 법안을 발의한 데 이어 연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점차 강화되고 있는 주 단위의 규제 변화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올해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연방 차원에서의 친암호화폐 정책이 본격화된 점과도 맞물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블록체인 혁신을 위한 국가적 기반 마련을 공언했으며, 취임 이후 이를 가시화하는 정책들을 빠르게 실행에 옮기고 있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를 통과한 'IRS 디파이 브로커 규정 폐지안'에 최종 서명하며 논란이 되던 해당 규정을 공식 폐기했다. 이 규정은 오는 2027년부터 발효 예정이었으며, 디파이 플랫폼이 암호화폐 거래 정보를 국세청에 보고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찬성 측은 해당 조치가 탈중앙화 시스템에 과도한 부담을 지워 혁신을 저해한다고 주장했으며, 반대 측은 고액 납세자들의 탈세를 막기 위한 필수 장치라고 지적해 왔다.

하원의원 마이크 캐리(Mike Carey)는 "현직 대통령이 처음으로 암호화폐 관련 입법에 서명한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평가하며, 이번 조치가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프레임을 결정짓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SEC는 블록체인 기반 무선통신 네트워크 제공사 헬륨(Nova Labs)을 상대로 제기했던 증권법 위반 소송을 자진 철회했다. SEC는 지난 1월 헬륨이 2019년 발행한 HNT 토큰이 미등록 증권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규제 기조 변경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헬륨 측은 블로그를 통해 "이번 소송 기각으로 HNT, IOT, MOBILE 등 헬륨 네트워크에서 유통된 토큰들이 증권으로 간주되지 않으며, SEC는 같은 사안에 대해 중복 고발할 수 없게 됐다"며 향후 사업 확장에 중대한 전환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하드웨어 판매나 네트워크 성장 목적의 토큰 배포만으로는 증권 기준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이 명확해졌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변화가 암호화폐 업계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연방 및 주 차원 모두에서 규제 체계 개편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암호화폐가 제도권 결제 수단으로 편입되고, 규제당국과 업계 간의 갈등이 완화되면서 향후 미국의 블록체인 산업 전반에 긍정적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