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현물 ETF가 투자자의 접근 방식뿐 아니라 암호화폐 시장의 중개 구조까지 바꿨다는 평가가 나왔다. 기존 거래소와 수탁 리스크를 줄이고 월가 자금을 끌어들이면서 비트코인이 제도권 자산으로 성숙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9월 17일(현지시간) 비트코인 매거진 인터뷰에서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선임 ETF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ETF가 암호화폐 시장의 중개자 문제를 해결했다며 "비트코인 암호화폐 역사는 ETF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발추나스 애널리스트는 과거 비트코인 투자에서 개인과 기관이 신뢰하기 어려운 중개자를 거쳐야 했고, FTX 사태가 대표적 사례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ETF가 낮은 비용과 높은 유동성, 수탁 안정성을 제공하면서 "새 시대가 열렸고 비트코인은 성장하고 있으며 월가가 돕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비트코인 ETF가 출시 후 15~18개월 만에 운용자산 1000억 달러에 도달했다며 금 ETF가 같은 규모에 이르는 데 7~8년이 걸린 점과 비교했다. IBIT에 대해서는 500억 달러, 600억 달러, 700억 달러에 가장 빨리 도달한 ETF였고, 10월 고점 당시 몇 시간 동안 1000억 달러에도 닿았다고 설명했다.
발추나스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ETF 10개와 기존 GBTC를 포함한 상품군 전반이 예상 밖으로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신규 ETF들이 모두 수익성 기준으로 볼 수 있는 1억 달러를 크게 넘었고, 하위권 상품도 3억~4억 달러 수준을 확보했으며 상위권은 10억 달러를 훌쩍 넘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ETF가 자문업계 자금을 비트코인 시장으로 연결한 점을 핵심 성과로 꼽았다. 발추나스 애널리스트는 "자문사들이 관리하는 자산은 40조 달러이고 ETF는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투자 수단"이라며 비트코인을 ETF 형식으로 제공한 것이 대기 수요를 현실화했다고 평가했다.
비트코인 ETF가 장기적으로 금 ETF 운용자산의 세 배까지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발추나스 애널리스트는 젊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가치저장 수단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변동성과 상관관계가 금에 가까워질수록 대형 기관도 비트코인을 더 신뢰할 수 있는 가치저장 수단으로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현재 대형 기관 자금은 여전히 금을 가치저장 수단으로 선호한다고 봤다. 비트코인은 수년간 나스닥100과 유사하게 움직이며 고변동성 자산이라는 평판을 쌓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성숙할 여지가 크다는 설명이다. 그는 "비트코인은 십대의 금과 같다"며 17년 된 자산이 5000년 역사의 금을 곧바로 대체한다고 보기보다는 장기 변화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발추나스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의 핵심 장점으로 검열 저항성과 통화가치 희석 저항성을 들었다. 통화가치 희석에 대한 저항은 장기적으로 사라지기 어려운 강점이며, 검열 저항성은 정치 환경에 따라 중요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 구성과 관련해서는 13F 공시 대상 보유자가 이례적으로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 ETF가 출시 첫해 13F 공시 기관 10곳을 확보해도 선방한 것으로 보지만 IBIT는 약 1000곳에 달했다며, 기부기금·연기금·패밀리오피스·중개사·은행 등 거의 모든 기관 유형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관 유형별로 보면 자문사가 약 20~25%를 차지한다고 추산했다. 금 ETF인 GLD의 자문사 보유 비중이 약 40%이고 대부분의 ETF도 비슷한 수준인 만큼, 비트코인 ETF도 장기적으로 40%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초기 매수세는 베이시스 거래를 하는 헤지펀드와 개인투자자가 주도했지만, 이후 더 큰 기관 자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발추나스 애널리스트는 금과 비트코인 모두 직접 보유와 수탁이 번거로운 단일 자산이라는 점에서 ETF가 기관 투자자에게 특히 적합하다며, 유동성이 커질수록 연기금과 기부기금의 보유 비중도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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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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