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이란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뱅크(BitBank)와 개발사, 관련자 3명을 제재했다. 재무부는 비트뱅크가 수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BTC)을 이란 혁명수비대(IRGC)로 이전하는 데 이용됐다고 설명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17일 비트뱅크와 피쉬타즈 시모르그 일렉트로닉 트레이드, 관련 인사 3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경제 캠페인 ‘경제적 추방 작전(Operation Economic Outcast)’의 일환이다.
비트뱅크는 이란 금융인 바바크 잔자니가 통제하는 거래소다. 미 재무부는 잔자니가 올해 6월부터 7월까지 비트뱅크를 이용해 수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혁명수비대로 이전하는 데 관여했다고 밝혔다.
OFAC의 기존 제재 대상인 호르무즈 세이프 마린 서비스 당국도 비트뱅크를 이용해 받은 자금을 이란 정권으로 이전한 기관으로 지목됐다. 미 재무부는 이 기관이 올해 6월부터 비트뱅크를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미 재무부는 비트뱅크를 잔자니가 자금 세탁과 제재 회피를 위해 구축한 네트워크의 일부로 판단했다. 거래소뿐 아니라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기업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한 것은 가상자산 거래 기반과 지원 기업을 함께 겨냥한 조치다.
피쉬타즈 시모르그 일렉트로닉 트레이드는 기존 제재 대상인 닷 원 밸류 크리에이션 그룹의 자회사다. 미 재무부는 피쉬타즈 시모르그가 비트뱅크를 중심으로 브랜드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OFAC는 비트뱅크와 피쉬타즈 시모르그를 이란 경제의 가상자산 부문에서 활동했다는 이유로 행정명령 13902호에 따라 지정했다. 해당 행정명령은 이란 경제의 특정 부문에서 활동하는 개인·기관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한다.
관련 인사 3명도 제재 명단에 포함됐다. 호세인 알리 자케르 호세인은 잔자니의 원유 수출과 가상자산 이전 등 제재 회피 활동에 관여한 인물로 지목됐다.
모하마드 마흐디 자케르 호세인은 닷 원 관리자 겸 대표이자 피쉬타즈 시모르그 최고경영자(CEO)다. 세예드 아델 헤이다리는 닷 원 이사회 부의장이다.
잔자니는 2016년 이란 국영석유회사 자금 수백만 달러를 횡령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2024년 감형됐다. 미 재무부는 잔자니가 2025년부터 이란 정권과 연계된 경제 프로젝트의 후원자로 다시 활동했으며, 인프라·운송 사업과 함께 가상자산 기업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은 “가상자산을 이용해 이란 정권에 자금을 제공하는 행위도 OFAC의 제재망을 벗어날 수 없다”며 “이란 정권을 지원하면 재무부의 제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을 통한 자금 이동도 미국의 대이란 제재 집행 대상이라는 의미다.
이번 제재로 대상자의 미국 내 자산과 미국인이 보유하거나 통제하는 자산은 동결되며 OFAC에 신고해야 한다. 제재 대상자가 직간접적으로 50% 이상 소유한 법인도 동결 대상에 포함된다.
OFAC의 허가나 예외가 없으면 미국인 또는 미국 내에서 이뤄지는 제재 대상자 관련 거래도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이란을 대신해 자금 세탁이나 제재 회피를 지원하는 기관은 미국 금융시스템에서 배제될 위험이 있다.
미국 재무부는 앞서 비트코인 결제를 활용한 이란 해상보험망을 제재한 데 이어 가상자산 거래소와 개발사로 제재 대상을 넓혔다. 재무부는 앞으로 이란의 가상자산 생태계뿐 아니라 이를 지원하는 해외 기관과 관련자도 계속 제재할 방침이다.

강이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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