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암호화폐 활동을 전면 금지한 가운데 현지 투자자들 사이에서 암호화폐 '직거래'가 유행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정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카페, 빨래방 등 일상적인 장소에서 직접 만나 암호화폐를 거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2017년과 2021년 모든 암호화폐 활동에 대한 금지 입장을 밝히고 산업과 시장을 강력 단속했다.
암호화폐 거래소와 채굴장은 문을 닫거나 해외로 이주했다. 일부 거래소는 중국 이용자 계정을 강제 폐쇄했으며 신규 개설을 막아놨다. 케임브리지대안금융센터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 산업의 약 4분의 3을 담당했던 중국의 2022년 초 점유율은 5분의 1 수준까지 축소됐다.
중국 인민은행 대변인은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거래를 통한 투기 활동은 경제와 금융 질서를 어지럽히고 공공 재산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며, 이 같은 유해성에 대해 사회 전반에 광범위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암호화폐 거래의 인기가 크게 떨어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2022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중국에서 발생한 암호화폐 장외거래(OTC)는 약 864억 달러 상당이다. 작년 바이낸스 거래소에서 발생한 중국 투자자의 거래량 규모도 월 900억 달러에 달했다.
현지 관계자는 많은 중국 투자자들이 금지 조치 이전에 개설한 외국 암호화폐 거래소 계정을 유지하고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실제 위치를 숨기고 암호화폐 투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서비스 이용이 제한적이고 규제 감시가 강한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직거래도 활성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자는 친구 추천을 통해 위챗, 텔레그램 같은 소셜 미디어 앱의 전용 그룹 안에서 상대 거래자를 찾을 수 있으며, 카페, 식당, 세탁소 등 공공장소에서 만나 지갑주소를 교환하고 암호화폐 간 거래를 진행하거나 현금 결제, 계좌 이체 등을 통해 암호화폐를 매매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특히 청두, 윈난 같은 내륙 지역에서 직거래 방식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 해안 지역 대비 경제력과 행정력이 낮아 상대적으로 불법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단속이 느슨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체는 "암호화폐를 불법화한 중국에서도 암호화폐 거래 활동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암호화폐 규제 감독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규제 의사를 가진 미국과 전 세계 당국에 좋은 징조가 아닐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