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외 지역에서 제조하는 경우, 중국의 대미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방침이 발표되며 글로벌 칩 공급망에 대한 주목이 커지고 있다. 중국 반도체산업협회는 11일(현지시간) 위챗 공지를 통해 "모든 집적회로(IC)는 제조국을 기준으로 원산지를 판단한다"며 이같이 알렸다.
이 조치로 대표적인 미국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NVDA)처럼 대만 TSMC(TSM) 등에 제조를 외주주는 경우에는 중국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최고 125% 관세*를 피할 수 있게 된다. 반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XN)나 인텔(INTC) 등 미국 내에서 직접 칩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여전히 고율 관세 적용을 받게 돼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이번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대중 관세를 최고 145%까지 인상한 직후 나온 것으로, 중국 측이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 셈이다. 하지만 제조 외주 기업에 면세 혜택을 부여한 점에서 중국이 공급망 전반을 전면적으로 제한하려는 것이 아니라, 외국 기업과 소비자에 대한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시장은 해당 발표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주가는 이날 8% 넘게 급락하며 S&P500 지수 내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인텔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반대로 엔비디아와 TSMC는 이번 면세 결정의 수혜주로 판단되며 각각 상승세를 보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특정 기업에 유불리를 제공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자국 내 반도체 자립도 제고를 위한 포석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이 같은 제조 외주 전략이 미중 무역 갈등이 고조되는 현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현실적 해법으로 부각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미중 간 세금 및 공급망 규제가 갈수록 복잡해지면서, 향후 업계는 지역별 생산 체인 재편과 정치 리스크 대응 전략 마련이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