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미국 물가 상승률이 크게 둔화되며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다시 부상했지만, 전문가들은 국채 매도세와 미중 무역 갈등이 여전히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1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미국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모두 완화 신호를 보이며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달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BRN의 애널리스트 발랑탱 푸르니에(Valentin Fournier)는 보고서를 통해 “금리 인하와 금융 조건 완화가 비트코인과 전통 자산 모두에 긍정적 발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비트코인은 해당 발표 이후 8만23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며 낙폭을 일부 회복했으나, 전반적인 디지털 자산 시장은 1% 미만의 소폭 상승에 그쳤다. 이더리움과 솔라나는 일중 등락을 반복했으며,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6일 연속 순유출이 이어졌다. 푸르니에는 ‘ETF 자금 유출은 단기 강세 모멘텀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인플레이션 둔화, 관세 피크 가능성, 친암호화폐 성향의 폴 앳킨스 SEC 위원장 취임 등 복합적 호재가 디지털 자산 시장에 자금 유입을 유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거시경제 리스크는 여전히 뚜렷하다. 도우로랩스(Douro Labs) 최고경영자 마이크 케이힐(Mike Cahill)은 ‘낮은 인플레이션 수치와 함께 국채시장이 붕괴 조짐을 보이는 것은 구조적 불균형의 신호’라며, ‘이는 단순한 경기 조정이 아닌 시스템 전반의 스트레스를 나타낸다’고 경고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5%를 넘어서며, 채권 가격 하락과 투자자 신뢰 저하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엠버데이터(Amberdata) 리서치 책임자 마이크 마샬(Mike Marshall)은 ‘미국의 관세 일시 유예 조치는 효과가 제한적이며, 중국과의 무역 갈등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최대 145%까지 인상했고, 중국 역시 125%로 맞대응하며 무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Cahill은 이러한 상황이 오히려 장기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유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기존 채권시장 중심의 자본이 점차 실물 활용성과 프로그래머블한 안정성을 갖춘 디지털 자산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자본 순환의 새로운 국면이 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