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당국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 이용한 '그림자 은행' 불법 환전 단속"

중국 당국이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자본 통제 규제를 우회한 그림자 은행을 단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CCTV는 "중국 공안국 경제수사팀은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를 이용해 22억 달러 규모의 불법 환전을 실시한 그림자 은행을 적발했다"면서 "암호화폐의 또 다른 용도가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외환관리국 칭다오 지국의 쉬 샤오 조사관은 "그림자 은행은 고객에게 '위안화'를 받아 암호화폐를 사들인 뒤 이를 해외 거래소를 통해 매각, 필요한 외화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위안화와 외화 환전이 이뤄졌으며, 이는 불법 외환 매매로 불법 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해당 방식으로 17개 성·직할시의 은행 계좌 1000개를 통해 총 158억 위안(2조8490억원) 이상의 불법 환전이 이뤄졌음을 파악했으며, 현장 조사에서 테더, 라이트코인 등 20만 위안(3620만원) 상당의 암호화폐도 압수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자국민이 연간 5만 달러 이상의 외화를 환전할 수 없도록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환전하려면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하며 관련 위반 시 자금세탁 범죄로 간주된다.

이번 단속 조치는 중국 자본의 해외 유출이 심화되는 가운데 전해졌다.

코로나 봉쇄 정책 이후 엄격한 경제 정책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 중국 자산가들은 올해 수천억 달러의 자금을 해외로 반출했다. 이에 이번에 적발한 암호화폐뿐 아니라 다양한 방법의 불법 밀반출이 이뤄지고 있다고 알려졌다.

지난달 뉴욕타임즈는 올해 중국 가계 및 기업에서 해외로 빠져나간 자금이 한 달 평균 500억 달러(약 64조5000억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2016년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은행, 기업, 개인에 더욱 엄격한 외환 규정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어 2017년 현지 암호화폐 거래소를 폐쇄하고, 2021년 암호화폐 거래과 채굴 활동까지 단속을 확대, 강화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국이 범죄 수익 세탁 등 불법 사용 가능성을 이유로 암호화폐를 금지했지만 사실상 자본 통제를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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