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금리 인상 주기를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4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서 은행권 위기로 인해 신용 경색(대출 축소) 우려가 있어 왔지만, 미국이 금리 인상 경로를 바꿀 만큼 대출을 축소하는 은행이 많지 않았다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대출이 크게 둔화되지 않았다"면서 "일부 확인된 부분이 있지만 연준이 물러설 정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연준은 지난달 은행 보고서에서 "미국 중소형 은행 위기로 은행들이 가계 및 기업에 대한 대출 기준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낮은 경제 성장률 전망치, 예금 유출 우려, 위험 내성 감소 등으로 인해 내년에도 이 같은 문제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4월 피에르 올리비에 구린차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CNBC 인터뷰에서 "은행 상황이 더욱 불안정해졌다"면서 IMF가 제시한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 2.8%도 위태로울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전 세계 부채 규모는 사상 최고치인 305조 달러(한화 약 39경원)까지 급증한 상태다.
해당 기관은 5월 보고서에서 "높은 부채 수준과 이자로 인해 금융 시스템의 레버리지 위험이 심화했다"고 진단했다.
한편, IMF 총재는 "매우 불확실한 환경에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연준의 추가 인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3일 나온 5월 일자리 보고서를 언급하며 "연준이 조금 더 해야(금리를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 5월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33만9000개 증가했다. 전문가 예상치 19만개를 크게 넘어서며 29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실업률은 3.7%로 예상보다 높아졌고,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은 전년 대비 4.3%로, 2021년 중반 이후 최소 상승폭을 보였다.
이에 대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는 "임금이 상승했고 실업률이 여전히 매우 낮기 때문에 (물가) 압력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는 연준이 기존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어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실업률이 4%를 넘어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 수준인 4.5%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추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추세가 달라질 경우 민첩하게 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연준과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은 물가상승률을 억제하기 위해 긴축 통화 정책을 지속해왔다.
미국 연준은 10회 연속 금리를 인상한 끝에 지난 5월 기준 금리를 16년 최고치인 5.00-5.25%까지 끌어올렸다.
미국은 고착된 물가와 은행권 위기를 비롯한 경기 침체 우려 속에 금리 추가 인상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연은, 보스턴 연은 등은 금리 동결을, 세인트루이스 연은, 클리브랜드 연은 등은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등 연준 내부에서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금리를 결정하는 6월 1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만 남은 가운데 시장은 금리 동결 확률을 79.3%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