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이코노미스트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금융 시장이 연준이 물가 목표치 2%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심하기 시작했다"고 발언했다.
엘-에리언은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물가 지표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연준 정책이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까지 얼마나 오래 걸릴지 투자자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PIMCO) 전 CEO이자 알리안츠의 경제고문이다.
이달 중순 그간 시장에 큰 위안이 됐던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은 바라는 것보다 아주 복잡할 것이라면서 "서비스 디스인플레이션은 아주 오랫동안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날 엘-에리언은 "우리는 실물 및 조사 지표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보고 있다"면서 "시장, 더 중요하게는 일반 대중이 연준이 2%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엘-에리언은 시장이 연준 역량을 의심할 만한 판단 착오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연준이 물가 상승세를 일시적인 것으로 착각하지 않았다면, 연준이 첫 금리 인상을 작년 3월까지 미루지 않았다면,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p로 그렇게 빨리 하향 조정하지 않았다면 고통은 덜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물가상승률이 2%에 도달하려면 경기 침체는 불가피하다는 뜻을 시사했다. 그는 "안타깝지만 연준이 2%을 달성할 때는 경제에 엄청난 고통을 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는 이날 연준이 예의주시하는 물가 지표 개인소비지출(PCE)이 예상치를 크게 상회한 가운데 나왔다.
지난달 고용 지표와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에 이어 1월 PCE까지 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음을 확인시켜줬다.
PCE와 근원 PCE가 전월, 전년 대비 모두 예상 수준을 넘어서면서 연준이 올해 중반까지 금리 인상을 계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강화됐고 채권 수익률과 달러 지수는 다시 반등했다.
이 같은 물가 움직임에 전날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 역시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연준이 물가 통제력을 다소 상실했다"며 "금리가 보다 오랫동안 더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소비자 지출, 일자리 등 미국 경제는 꽤 잘하고 있다"면서도 "향후 무서운 일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경기 침체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근 연준 인사들도 연일 긴축 장기화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강경파인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강력한 물가상승 압력이 여전하기 때문에 더 많은 긴축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금리를 5% 이상으로 인상하고 한동안 유지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도 강력한 노동 지표, 소비자·생산자 물가 지표 등을 언급하면서 "최근 데이터는 금리 추가 인상 이유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 금리 인상과 이를 장기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연준은 연착륙에 대한 낙관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으나 일부 부정적인 경제적 결과에 부딪힐 가능성을 포함해 많은 리스크가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