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는 미국 달러가 안전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잃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 프리다 핌코 글로벌 전략가 겸 부사장은 지난달 30일 블로그를 통해 올해 미 달러의 큰 가치 하락을 전망하며 "미국 달러가 최후의 안전자산 통화로서의 매력을 계속해서 상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핌코는 채권왕이라고 불린 빌 그로스가 1971년 설립한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1조7400억 달러(한화 약 2192조원) 상당을 운용하고 있다.
진 프리다는 지난해 높은 금리가 달러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작년 연준이 7차례의 금리 인상을 통해 연방기금 금리를 15년 최고 수준으로 올리면서 달러가 이례적인 강세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9월 20년 최고치를 기록하고 하락 중인 달러가 물가상승 둔화, 경기 침체 위험 감소, 기타 혼란 해소로 인해 올해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유가 급등, 물가 상승 등 혼란한 상황에서 달러 가치가 올랐기 때문에 이같은 상승분은 올해 빠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달러 약세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올해 1분기 연준 금리 인상 종료 및 타 중앙은행의 동조 움직임 ▲물가상승률 둔화에 따른 위험 투자 선호도 증가 ▲중국 제로코로나 정책 종료 등을 언급했다.
핌코 전략가는 "연준이 올해 1분기 금리 인상 주기를 끝내면서 앞으로 몇 개월 동안 다른 선진국 대비 달러 수익률 우위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 레이 달리오도 법정화폐가 '가치 저장'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그는 "미국 달러와 다른 준비 통화를 대량으로 찍어내면서 이들이 '효과적인 화폐'가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고 말했다.
다만 "비트코인이나 스테이블코인도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면서 "물가상승률과 연결된 코인이 나온다면 소비자의 구매력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