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Pimco)가 암호화폐 시장에 발을 들였다. 암호화폐가 금융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관련 투자를 점진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2021년 10월 20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다니엘 이바신(Daniel Ivascyn) 핌코 수석투자책임자(CIO)는 "트렌드 추종 전략이나 퀀트 기반 전략의 일환으로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후 근본적인 측면에서 더 많은 작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석은 "투자자들과 논의를 가지고 내부 조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점진적으로 (암호화폐 거래 지원을) 진행할 것"이라면서 "핌코가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에서 걸음마를 뗄 것"이라고 밝혔다.
핌코는 일부 헤지펀드 포트폴리오를 통해 이미 암호화폐 연계 증권을 거래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상대 가치 측면에서 암호화폐를 거래할뿐 직접적인 투자 노출은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석은 "현금 상품,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인기 신탁, 선물의 가격책정 오차를 이용한다"면서 이 같은 간접 투자 방식이 핌코 암호화폐 거래 지원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바신 CIO는 "탈중앙화금융(DeFi, 디파이)은 금융 산업, 특히 우리의 사업에 큰 파급력을 가질 것이기 때문에 이를 잘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특히 젊은 세대나 새로운 투자 커뮤니티 세대에 상당한 가치 제안을 제공하는 환경으로 급변하고 있다"면서 "이에 경쟁력 있게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 산업 주요 소식을 BBR 매거진을 통해 만나보세요(구독신청)
핌코는 1971년 '채권왕'으로 불린 빌 그로스(Bill Gross)가 설립한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다. 2020년 말 기준 운용 자산 규모가 2조 2100억 달러 상당이다.
핌코의 암호화폐 수용 발언은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나왔다. 비트코인은 한때 6만 7000달러를 넘어서면서 4월 중순 기록한 이전 기록 6만 4899달러를 깼다. 이더리움은 5월 이후 처음으로 4100달러를 넘었다. 암호화폐 시총은 2조 630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승 배경에는 미국의 첫 비트코인 선물 ETF 승인이 작용했다.
점점 더 많은 기관들이 암호화폐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페이팔, 피델리티 같은 대형 금융 기업들은 암호화폐 시장에 진출했고, 스퀘어와 마이크로스트래티지 같은 기업들은 대차대조표에 비트코인을 포함시켰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 대형 은행들도 비트코인 펀드를 제공하고 있다.
유럽 투자운용사 니켈디지털(Nickel Digital)의 9월 설문조사에 따르면 암호화폐에 투자하지 않은 글로벌 기관 투자자의 62%가 12개월 이내 첫 암호화폐 투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는 "아시아 암호화폐 거래가 706% 급증하는데 기관 자본이 주요 원동력이 됐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