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금융기관의 암호화폐 시장 진입이 본격화됨에 따라 국내에서도 이를 위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21년 10월 12일 김효섭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Vast bank, 美 은행 최초 가상자산 매매 서비스 출시’ 보고서를 발행했다. 해당 보고서에서 김 연구원은 은행 등의 금융사가 암호화폐 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도록 국내의 단계적 제도화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21년 9월 미국의 배스트뱅크(Vast Bank)는 통화감독청(OCC)의 승인을 받아 암호화폐 매매 서비스를 출시했다. 배스트뱅크 고객은 당좌예금계좌에서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포함한 8개 암호화폐를 직접 매매·보관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배스트뱅크가 기존 암호화폐 거래소 등 핀테크와는 차별화된 은행만의 암호화폐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배스트뱅크 이용자는 개인키를 분실해도 개인인증을 통해 액세스할 수 있다. 소유자의 사망 시 사전에 지정한 수혜자에게 암호화폐가 전달되도록 하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배스트뱅크는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와 파트너십을 맺어 도난 손실 보험에 가입했다. 이로 인해 배스트뱅크의 암호화폐 계정은 코인베이스의 공동 보험이 적용된다.
블록체인 산업 주요 소식을 BBR 매거진을 통해 만나보세요(구독신청)
김 연구원은 미국이 암호화폐 사업 활성화를 위한 진입 규제를 확립하는 등 제도권 편입 논의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통화감독청(OCC)은 2020년 7월 은행의 수탁대상 범위에 암호화폐를 추가해 스테이블코인의 지급 결제를 허용했다. 2021년 1월에는 OCC가 암호화폐 수탁업체 앵커리지(Anchorage)에 전국 단위 신탁은행(national trust bank) 인가를 승인해주면서 미국 최초의 디지털 자산 은행이 탄생했다.
모건스탠리, JP모건, 골드만삭스 등의 주요 투자은행들도 수탁 서비스, 비트코인 펀드 상품, 선물 거래 등 암호화폐 사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김 연구원은 “국내의 경우 자금세탁방지 목적의 특금법 시행과 2022년 암호화폐 소득에 대한 과세 시행 이외 암호화폐 관련 구체적 제도 개선 방안이 없다”며 “미국 등 선진국의 암호화폐 사업에 대한 규제 논의를 바탕으로 국내도 은행 등 금융사가 암호화폐 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도록 단계적 제도화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