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론(Tron) 창립자 저스틴 선(Justin Sun)이 스테이블코인 트루USD(TUSD)의 유동성 위기를 막기 위해 비공개로 긴급 자금을 지원한 사실이 홍콩 법원 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해당 문서에 따르면 트루USD의 준비금에서 무단으로 4억 5,600만 달러(약 6,658억 원)가 이탈하면서, 발행사인 테크터릭스(Techteryx)는 심각한 자금 회수 문제에 직면했다.
트루USD는 2020년부터 테크터릭스가 소유하고 있으며, 준비금 관리는 홍콩 기반 수탁사인 퍼스트디지털트러스트(First Digital Trust, FDT)가 맡고 있다. 그런데 법원에 제출된 문서에 따르면, FDT는 준비금을 케이맨 제도 등록 자산운용사인 아리아 커머디티 파이낸스 펀드(Aria CFF)가 아닌, 두바이 소재 별도 법인인 아리아 커머디티즈 DMCC(Aria Commodities DMCC)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법인은 채굴 및 신재생 에너지 관련 고위험 프로젝트에 주로 투자해 유동성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테크터릭스는 2022년 중반부터 2023년 초까지 여러 차례 상환 실패와 연체를 겪으며 심각한 부족 사태를 겪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루USD 사용자들의 환매 요구가 이어지자, 저스틴 선이 긴급 대출 형식으로 자금을 제공해 상황을 진정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자금은 4억 달러(약 5,840억 원) 규모로 알려졌으며, 이를 통해 트루USD 유통분 중 문제가 된 준비금 일부를 격리해 일반 사용자 피해를 막은 것으로 풀이된다.
논란의 핵심인 아리아 그룹 관계자는 이사회 의장 매튜 브리튼과 그의 배우자 세실리아 브리튼이다. 브리튼 부부는 각각 아리아 CFF와 아리아 DMCC를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있으며, 이들 간 자금 이동이 사실상 내부 거래였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배임 의혹까지 제기됐다.
테크터릭스는 2023년 7월 공식적으로 트루USD의 전 운영 주체이자 초기 개발사인 트루코인(TrueCoin)과의 관계를 완전히 종료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제출된 소송자료에서는 ‘글래스도어(Glass Door)’와 같은 정체불명의 제3자에게 불투명한 수수료와 지급금이 흘러갔다고 주장하며 자금 횡령 및 투자 전략 위반 등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FDT 최고경영자 빈센트 촉은 해당 의혹을 부인하며, 자신들은 수탁인 신분으로서 계약에 따라 행동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매튜 브리튼 또한 이번 분쟁이 오해이며 모든 자산이 합법적인 방식으로 운용됐다고 반박했다.
트루USD는 2025년 1월에도 고래 지갑의 대량 매도로 인해 $1와의 기준 페깃에서 이탈하는 등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고, 바이낸스(Binance)가 MANTA 스테이킹 적격 자산에서 TUSD를 제외하면서 시장 신뢰도 타격을 입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스테이블코인의 준비금 투명성과 운용 독립성 이슈를 다시금 부상시켰으며, 커스터디 체계 강화와 법적 책임 구조 재정비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