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블록체인 결제 기업 리플(Ripple)이 XRP 관련 소송에서 항소 절차를 일시 중단하기로 합의하면서, 법적 분쟁 종결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10일(현지시간) 법원에 제출된 공동서류에 따르면 SEC와 리플은 항소 절차를 ‘보류(abeyance)’ 상태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양측이 합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항소심 절차를 멈춘 것으로, 사건 종결을 위한 합의를 준비 중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양측은 서류를 통해 “보류 결정은 사법부와 당사자의 리소스를 절약하면서, 지속적인 합의 논의를 가능하게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4월 16일 예정돼 있던 리플 측의 변론서 제출 일정도 취소됐다. 리플의 변호인 제임스 필란은 X(구 트위터)를 통해 “이번 합의는 SEC 내부 승인을 남겨두고 있다”며 “해당 기한 내에 추가 제출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리플의 최고경영자 브래드 갈링하우스는 지난 3월 19일 “사건은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후 SEC가 소송을 취하할 가능성은 새로운 SEC 위원장으로 지명되고 상원 인준을 마친 폴 앳킨스(Paul Atkins)의 취임 여부에 달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필란의 X 게시물에 “SEC는 사상 최대의 소송을 종결하며 새 위원장에게 첫 승리를 안기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SEC는 지난 9일 상원 인준을 통해 앳킨스를 새로운 위원장으로 확정했지만, 실제 취임 시점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2021년 게리 갠슬러(Gary Gensler)가 상원 인준 후 사흘 만에 취임한 점을 감안하면, 앳킨스 역시 오는 12일 취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일정은 앳킨스의 공식 취임 이후 다시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SEC는 관련 질의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향후 앳킨스 취임 전후로 리플과의 합의가 공식 발표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