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암호화폐 업계가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핀센)의 신규 월렛 규정 수립에 대한 업계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의견수렴 기간을 연장해달라는 청원을 진행 중이다.
28일(현지시간) 포브스에 따르면 미국 디지털상업회의소(Chamber of Digital Commerce)는 핀센이 제안한 비수탁형 월렛 규정 관련 의견수렴 기간을 기존 15일에서 90일로 연장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을 올렸다.
해당 청원은 당초 목표했던 2500명을 넘겨 2800여 명이 서명한 상태다. 현재 목표 인원은 5000명으로 상향 조정됐다.
디지털상업회의소는 디지털 자산과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촉진하기 위해 2014년 설립된 비영리 기업 연합체다. 서클, 비트메인, 피델리티, JP모건 등 암호화폐와 금융 부문 주요 기업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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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핀센은 비수탁형 월렛을 취급·거래하는 은행 및 금융서비스업체(MSB)에 관련 거래 기록을 보관·보고하도록 의무화하는 신규 규정을 제안했다.
업계는 해당 규정이 암호화폐 고유의 특성을 사장시키고 시장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중앙 관리자가 없는 탈중앙금융(deFi·디파이) 부문에는 기술적으로 규정을 대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안 규정이 산업에 미칠 파급력이 크고, 업계 합의를 얻지 못한 상황에서 핀센은 산업이 의견을 낼 수 있는 기간을 연휴 포함 15일 허용했다. 보통 30일에서 최대 90일까지 의견수렴 기간을 갖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짧은 기간이다.
암호화폐 산업은 신규 규정이 가져올 수 있는 잠재적인 영향과 대안 등을 숙고할 수 있도록 더 긴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의견수렴 기간이 연장되면 해당 규정에 대한 결정권은 차기 행정부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앞서, 디지털 개인정보보호, 표현의 자유 등을 옹호하는 비영리 단체 프런티어전자재단(EFF)은 해당 규정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EFF는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금융 감독 권한을 확대하기 위한 이번 제안 규정은 개인의 금융 프라이버시를 약화시킬 수 있다"며 "당국이 과도한 정보 접근권을 갖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