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을 밑도는 수치를 기록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졌다. 비트코인(BTC)은 이를 발판으로 8만4000달러대를 회복했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미중 관세와 채권시장 불안정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12일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5.4% 상승한 8만4000달러를 기록했다. 3월 CPI가 전월 대비 -0.1% 하락하고 근원 CPI도 0.1% 상승에 그친 데 따른 영향이다. 2021년 이후 가장 뚜렷한 물가 둔화세다.
BRN의 발렌틴 푸르니에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5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한다면 비트코인과 주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미중 무역전쟁 심화로 현물 ETF 자금이 6일 연속 유출되는 등 시장 전반의 강세 지속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JP모건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 전략가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인플레이션 폭풍 전의 고요함"이라며 "관세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재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미 스마트폰, 가전제품, 완구 등 일부 품목에서 가격 상승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채권시장도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있다. 10년물 미국채 금리가 4.5%를 돌파하며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채권시장이 다루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관세정책 재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의 수잔 콜린스 총재는 "시장이 무질서한 상태에 빠질 경우 연준이 안정화를 위해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시장은 물가 둔화와 당국의 지원 자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미중 무역전쟁 격화 등 불안정 요인에 대한 우려를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