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핀센)'이 제안한 신규 월렛 규정에 대해, 미국 디지털 권리 보호 단체가 공식 반대 의견을 내놨다.
21일(현지시간) 프런티어전자재단(Electronic Frontier Foundation·EFF)은 개인에 대한 정부의 금융 감독 수준을 강화하는 해당 규정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EFF는 디지털 시대의 개인 정보 보호, 표현의 자유 등을 옹호하기 위해 1990년에 설립된 비영리 단체다. 잘못 입안된 법률에 대한 반대운동을 펼치고, 개인 권리를 옹호할 수 있도록 법적 대리인으로 역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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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규정에 대해 EFF 소속 법률 전문가 마르타 벨처와 애런 맥키는 "당국이 암호화폐 거래의 익명성을 약화시키기 위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기존 금융시장 감독 방식을 암호화폐 시장에 이식하려는 시도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금융 감독 권한을 확대하기 위한 이번 제안 규정이 개인의 금융 프라이버시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규제 당국이 법으로 정한 범위 이상의 정보에 접근하게 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아울러, "거래 요건이 복잡하면 탈중앙 거래소 등 관련 시장을 구현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면서 "해당 규정이 비수탁형 월렛과 이를 활용한 기술의 광범위한 채택을 방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핀센은 비수탁형 월렛에 관한 신규 규정을 제안하고, 대중 의견을 공개 수렴하고 있다.
해당 규정은 은행이나 금융서비스업체(MBS)가 비수탁형 월렛을 통해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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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센은 "제안된 규정이 불법 자금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테러 자금 조달, 자금 세탁, 제재 우회, 탈세, 불법 거래 등에 현금 전환가능한 암호화폐(CVC)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관련 업계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산업 발전을 억제하는 조치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제안 규정은 23일 연방관보에 게재되며 이후 15일 동안 대중 의견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