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사기 기법이 고도화되면서 암호화폐 사기 피해 규모가 99억 달러에 달했으며, 향후 124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현지시간) 크립토슬레이트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암호화폐 사기 피해액이 99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는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체이널리시스는 분석이 진행됨에 따라 피해액이 124억 달러까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AI 기술을 활용한 사기 방식이 더욱 정교해지면서, 조직적인 범죄 활동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생성형 AI(Generative AI)의 발전은 사기범들이 보다 정교한 가짜 신원, 허위 투자 계획, 그리고 딥페이크(Deepfake) 기술을 이용한 사기 수법을 손쉽게 구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체이널리시스 보고서에 따르면, 암호화폐 사기의 85%는 전통적인 신원 확인 절차를 우회할 수 있는 완전 검증된 계정을 활용해 이루어진다.
체이널리시스의 사기 방지 제품 책임자 엘라드 푸크스(Elad Fouks)는 "생성형 AI는 사기 규모를 확장하고 비용을 절감하며, 탐지를 어렵게 만든다"며 "범죄자들은 이를 활용해 실제 사용자처럼 행세하고, 가짜 콘텐츠를 생성하며, 정교한 투자 사기를 조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후이원 개런티(Huione Guarantee)라는 불법 마켓플레이스가 AI 기반 사기의 핵심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플랫폼은 AI 생성 신원, 딥페이크 음성 기술, 합성 인증 도구 등 불법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기범들은 이를 활용해 더욱 정교한 범죄를 실행하고 있다. 체이널리시스의 온체인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주요 ‘피그부처링(Pig Butchering)’ 사기가 발생하기 며칠 전, 후이원의 AI 소프트웨어 공급업체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는 패턴이 확인되었다. 이는 사기범들이 AI 기술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범죄 수익을 재투자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2024년 암호화폐 사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고수익 투자 사기(HYIS, 50.2%)와 ▲피그부처링(33.2%)이었다. 고수익 투자 사기(HYIS)는 전년 대비 36.6% 감소했으나, 피그부처링 사기는 40% 증가하며 새로운 투자 및 로맨스 사기 수법으로 자리 잡았다.
피그부처링은 피해자를 속여 가짜 암호화폐 투자에 참여하도록 유도한 후, 점점 더 많은 돈을 투자하도록 만든 뒤 자금을 탈취하는 방식이다. 이 사기 수법은 동남아시아의 대규모 사기 조직에서 기원했으며,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2024년 12월, 나이지리아 당국은 유럽과 미주 지역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암호화폐 사기를 운영한 중국인 48명과 필리핀인 40명을 체포했다. 같은 해 6월, 인터폴은 나미비아에서 88명의 청소년을 강제로 암호화폐 사기를 수행하도록 한 조직을 적발하는 등 글로벌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사기범들은 단기 투자 사기에서 ‘취업 사기’ 등 새로운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구직자들은 가짜 채용 공고에 속아 '수수료' 명목으로 암호화폐를 입금하도록 유도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제정의사명단(International Justice Mission)의 글로벌 분석가 에릭 하인츠(Eric Heintz)는 "이러한 사기는 특히 절박한 구직자들을 노린다는 점에서 더욱 악질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후이원 개런티는 금융 인프라를 확장하며 사기 범죄에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2024년 이 플랫폼은 새로운 블록체인 프로젝트 ‘Xone’과 규제 회피를 위한 스테이블코인 ‘USDH’를 출시했다.
각국 당국과 인터폴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AI를 활용한 사기의 정교함이 날로 증가하고 있어 기존의 규제 도구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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