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이 2025년 1분기 동안 총 840억 달러(약 122조 6,400억 원)에 달하는 순유입 자금을 기록하며, 운용자산(AUM) 기준 연율 3% 성장세를 달성했다. 블랙록은 자사 실적 발표를 통해 이번 실적이 아이셰어즈(iShares) ETF 상품군의 역대 최대 1분기 실적과 비상장 대체 자산군의 강세에 기반했다고 밝혔다.
특히 ETF 부문에서 1분기 순유입액은 1,070억 달러(약 156조 2,000억 원)에 달했고, 이 가운데 디지털 자산 기반 ETF에는 30억 달러(약 4조 3,800억 원)가 집행돼 전체 ETF 유입의 2.8%를 차지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ETF 시장에서 연초 대규모 환매가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블랙록은 디지털 자산 상품에 대한 투자 수요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대체 투자 부문 역시 존재감을 드러냈다. 블랙록은 사모펀드와 비상장 대체 자산에 93억 달러(약 13조 5,800억 원)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했다. 이는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ETF뿐 아니라 비공개 시장에도 여전히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다만 디지털 자산은 블랙록 전체 사업에서 여전히 작은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2025년 3월 31일 기준, 회사의 디지털 자산 관련 운용규모는 총 503억 달러(약 73조 4,400억 원)로 전체 11조 6,000억 달러(약 1경 6,936조 원) 운용자산의 약 0.5%에 해당한다. 디지털 자산에서 발생한 수수료 수익도 전체 장기 수익의 1% 이하인 3,400만 달러(약 497억 원)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랙록이 1분기에 디지털 자산 분야에서 보여준 순유입 실적은 전통 금융기관이 암호화폐를 수용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의 친암호화폐 기조 강화와 함께 이러한 흐름이 가속화될 경우, 디지털 자산의 비중 확대 가능성도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