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이 크게 떨어졌는데도, 한국 투자자들의 '미국주식 쇼핑'은 계속되고 있다. 오히려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공격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한주간 미국 주식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순매수액은 18억6천만 달러, 한화로 약 2조7천억 원에 달했다. 2주 만에 약 5배나 증가했다.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미국 반도체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ETF '디렉션 데일리 반도체 불 3X'. 투자금은 약 5억9천만 달러에 달했다. 이어 테슬라와 '프로쉐어스 울트라프로 QQQ' ETF에도 수억 달러가 들어갔다.
올해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전방위로 부과하자, 미국 증시는 연일 하락세다. S&P500 지수는 올해 10% 넘게 하락했고, 애플, 엔비디아, 테슬라 등 대형 기술주도 줄줄이 떨어졌다.
이 영향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유액은 159조 원에서 약 140조 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증시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저가 매수세가 몰리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전망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내놨다. 낙관론자들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완화될 가능성과 과거 급락 이후 빠른 회복 사례를 근거로 들며 반등을 기대했다.
반면 일부는 미국 내 고물가와 침체 우려, 관세 갈등 심화 등을 이유로 시장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봤다. 유진투자증권은 지금은 급하게 매수보다 관망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내 투자 대기 자금 흐름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예탁금은 주간 평균 54조∼55조 원대를 유지했고, CMA나 MMF 잔고도 소폭만 줄었다.
전문가들은 미국 주식 비중을 늘릴 경우에도 리스크를 감안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