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미국 증시 지수는 11일(현지시간) 장중 등락을 반복하며 오르내린 끝에 소폭 상승 마감했다. 투자자들이 미국 주요 은행의 실적 발표와 중국의 대미 관세 인상 조치를 주시한 영향이다. 이날 뉴욕 증시는 JP모건체이스를 비롯한 대형 금융주의 실적 호조와 금값 급등에 주목하며 혼조세 속에서도 강세로 전환했다.
금 관련 종목이 이날 시장의 주도주로 부상했다. 뉴몬트(NEM)를 중심으로 한 금광기업 주가는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동반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뉴몬트는 S&P500 종목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이와 함께 다른 금 채굴주들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은행권에서는 JP모건체이스(JPM)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1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주가가 올랐다. 같은 날 모건스탠리(MS)도 주식을 중심으로 한 트레이딩 부분에서 사상 최고 수익을 거뒀다고 발표하며 주가가 동반 상승했다. 그러나 웰스파고(WFC)는 기준금리 차 확대로 인한 순이자수입 감소가 발목을 잡으면서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중 무역 긴장도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대폭 인상한 가운데, 반도체 업계에서는 그 여파가 엇갈렸다. 미국 내에서 반도체를 자체 생산하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TXN)와 인텔(INTC)의 주가는 하락했다. 반면 대만 TSMC에 위탁 생산을 맡기고 있는 엔비디아(NVDA)는 차별적 수혜를 입으며 주가가 오름세를 보였다. 이는 중국이 미국 기업이 직접 생산한 반도체에만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아웃소싱 제품에는 이를 면제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결과다.
채권 시장에선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며 금리 인상 우려가 재부각됐다. 외환시장에선 달러가 유로, 엔화, 파운드화 대비 약세를 보였다. 반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비롯한 주요 암호화폐 가격은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이번 주말로 접어들며, 투자자들은 계속되는 미중 마찰의 파장과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 흐름을 유심히 지켜볼 전망이다. 금값 상승과 관세 충격, 반도체 산업의 구조 변화가 당분간 시장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