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주가가 최근 3일간 19% 급락하며 기술주 가운데 가장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시가총액은 약 938조 원이 증발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일보다 3.67% 떨어진 181.46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174달러까지 떨어지며 7% 가까이 하락했지만, 180달러 선을 간신히 지켰다.
앞서 3일 9.2%, 4일 7.29% 하락해, 닷컴버블 이후 최악의 3거래일 연속 낙폭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블룸버그는 “2000년 초 닷컴버블 당시 이후 가장 큰 3일간 하락”이라고 전했다.
시가총액은 2조7,250억 달러로 줄었고, 경쟁사 마이크로소프트(2조6,600억 달러)와의 격차도 좁혀졌다. 증발한 금액만 6,380억 달러(한화 약 938조 원)다.
같은 날 테슬라 주가는 2.56% 하락한 반면, 엔비디아(3.53%↑), 아마존(2.49%↑), 메타(2.28%↑) 등 다른 주요 기술주는 상승세였다.
애플의 하락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새로운 관세 정책과 직결된다. 트럼프는 지난 2일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고, 중국에는 34%의 높은 관세가 책정됐다. 이는 애플이 중국에 생산을 많이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는 애플이 앞으로 더 어려운 시기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는 “트럼프의 관세는 애플에 완전한 재앙”이라며, 목표 주가를 기존 325달러에서 250달러로 낮췄다.
아이브스는 “아이폰의 90%가 중국에서 조립된다”며, “공급망 일부를 미국으로 옮기더라도 막대한 시간과 비용, 혼란이 뒤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내 아이폰 생산에 따른 가격 인상 우려도 나온다. UBS 분석에 따르면, ‘아이폰16 프로 맥스’는 최대 3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 현재 이 제품은 1,199달러에 판매된다. 반면, 인도에서 제작된 아이폰은 가격 인상 폭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
UBS는 “공급업체와의 비용 분담, 비용 전가 가능 여부, 관세 지속 여부 등 여러 요소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관세가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면 판매 감소로 이어질 수 있고, 애플이 자체 부담할 경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바클레이즈의 팀 롱은 “가격을 올리지 않을 경우 애플의 주당순이익이 최대 15%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애플은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도산 아이폰 수입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중국 대신 인도에서 만든 아이폰을 미국으로 더 많이 들여오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올해 인도에서 2,500만 대가량의 아이폰을 생산할 예정이며, 이 중 절반 가까이를 미국 시장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WSJ는 “이번 조정은 애플의 단기 대응일 뿐”이라며, “공급망 변경과 관련해 장기적인 결정은 아직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