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8일(현지시간) 월가 거래 개장과 함께 8만 달러 선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미국 증시가 반등세를 보이며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미중 간 고조되는 무역 긴장감이 여전히 비트코인의 상승 여력을 제한하고 있다.
코인텔레그래프마켓츠프로(Cointelegraph Markets Pro)와 트레이딩뷰(TradingView)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S&P500과 나스닥 지수가 장 초반 각각 최대 4.3% 상승하며 전날 급락 우려에서 벗어났다. 전통 금융시장(TradFi)의 강한 회복 흐름은 1987년 ‘블랙먼데이’와 같은 대규모 붕괴 우려를 완화시켰지만,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에 머물러 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중국은 거래를 간절히 원하지만 출발점을 알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발언해 양국 간 긴장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중국의 위안화 가치 절하가 비트코인과 같은 대안자산 쪽으로 자본유출을 유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비트멕스 전 최고경영자 아서 헤이즈(Arthur Hayes)는 X(구 트위터)를 통해 "시진핑의 주요 무기는 독립적인 통화정책이며 이는 약한 위안화를 뜻한다"고 분석하며, "중국 인민은행(PBoC) 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중 어느 쪽이든 비트코인 랠리를 견인할 연료를 공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2013년과 2015년 위안화 절하 국면에서 비트코인으로의 자본 유입이 뚜렷했던 점을 언급하며, 이번에도 같은 흐름이 재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비트코인에 대한 낙관론을 지지하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얼라이언스번스타인(AllianceBernstein)은 이날 블로그를 통해 "미국 경제가 둔화되면 물가가 높더라도 연준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이코노미스트 에릭 위노그라드는 "과거에도 높은 물가 속에 연준이 금리를 내린 사례가 있다"면서 "2025년 중 기준금리가 75bp 인하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기술적 분석 측면에서도 주요 지지선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트레이더 '타이탄 오브 크립토'는 비트코인이 현재 7만3500달러 부근의 피보나치 0.382 조정선에서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 가격대를 유지하면 상승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트레이더 'Daan Crypto Trades' 역시 현재 가격대가 2024년 3월 고점과 맞물려 있어 강력한 지지선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여전히 비트코인이 200일 단순이평선(SMA)인 8만2000달러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이는 시장 전반에서 장기적인 상승 추세 유지에 신중한 시각이 남아 있음을 의미한다. 향후 연준의 금리 정책과 중국의 통화 대응,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변화가 비트코인의 방향성을 결정지을 열쇠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