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상호 관세 정책 여파로 나이키(NKE) 주가가 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3일 뉴욕 증시에서 나이키 주식은 전일 대비 14% 하락한 55.58달러에 거래를 마감하며 2017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번 급락은 특히 아시아 지역 주요 제조 파트너에 높은 수입 관세가 부과되면서 생산 단가와 소비자가격 상승, 이로 인한 수요 둔화가 가시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배경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새 관세안에 따르면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중국 등 나이키 생산기지가 위치한 국가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제품에는 32%에서 최대 49%까지의 관세가 적용된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시장 참여자들은 베트남에 대한 관세 영향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경고한 바 있다. 나이키는 2024회계연도 기준 전체 신발의 약 절반을 베트남에서 생산했다.
연초 이후 나이키 주가는 27% 하락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JIA) 구성 종목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실적 전망 약세와 맞물린 관세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것이다. 주가 기술적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헤드앤숄더' 패턴의 넥라인을 하방 이탈한 이후 하락 추세가 본격화됐고, 이달 초에는 200개월 이동평균선마저 아래로 무너졌다. 이례적인 거래량 증가와 함께 나타난 급락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직접적인 방아쇠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낳고 있다.
상대강도지수(RSI) 지표는 50 이하에서 하락 중이며 과매도 국면에 근접해 단기 반등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론 하락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투자자들은 주요 지지선과 저항선을 주목하고 있다. 심리적 지지선인 50달러 구간은 2014년 고점과 2016~2017년 박스권 하단부와 맞닿아 있다. 이 지점을 깨게 되면 40달러대 초반까지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수준은 2013년 급등세 직후의 횡보 구간과도 겹친다.
반면, 반등 시 직면하게 될 주요 저항선으로는 68달러와 86달러가 꼽힌다. 68달러는 2015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반복적으로 출현한 고점과 저점을 연결하는 수평선 인근이며, 86달러는 '헤드앤숄더' 패턴의 넥라인 재테스트 지점이다. 기술적 흐름상 이들 구간에서 매도세가 강화될 수 있어 상승세의 지속 여부는 추가 모멘텀 확보 여부에 달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기업과 근로자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공정 무역’을 최우선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으며, 이번 관세 조치 역시 그러한 정책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소비재기업들이 가격 전가가 어려워 수익성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거세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이 복잡한 업종일수록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조치가 미국 주요 소비 기업들의 실적 가이던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관세 리스크가 주가 흐름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데 이견이 없다. 시장은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정책 방향과 이에 대한 연준의 통화정책 대응, 소비심리 지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