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아날로그 칩 부문 강자들이 경기 침체 국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선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아날로그디바이스(ADI)와 텍사스인스트루먼트(TXN)가 경제 하락기에 타 반도체 종목 대비 *아웃퍼폼*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번 전망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광범위한 관세 조치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배경이다. 씨티는 “고급 아날로그 칩 제조업체들이 과거 수차례 경기 침체에서도 경쟁사보다 나은 흐름을 보여줬다”며 아날로그디바이스를 최우선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전방위적 관세 확대는 복잡한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파급 효과를 예측하기조차 어렵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씨티 애널리스트들은 “관세 자체의 정량적 영향은 계산이 거의 불가능하며, 만일 이로 인해 미국 경제가 침체로 진입하게 된다면 반도체 업종 전반이 최소 20%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즉, 관세 조치가 실제 경기 후퇴로 이어질 경우 타격은 시장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미칠 수 있다는 경고다.
보고서 발효 직후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아날로그디바이스 주가는 하루 만에 9% 이상 하락했으며,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역시 8% 가까이 밀렸다. 반도체 대장주 다수가 하락하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장중 10% 가까이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강화 기조가 단기적으로는 가격 압박과 수출 타격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도, 이 과정에서 특정 종목들의 방어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아날로그 칩 부문은 경기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산업 전반에 걸쳐 사용되는 범용성이 높아 하강 국면에서 리스크를 완충할 수 있는 구조다.
이번 관세 확대가 실제로 미국 경제 전반에 긴 조정을 야기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따른 경기 둔화 가능성과 그 여파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씨티는 “투자자들은 단기 가격 조정 외에도 각 기업의 펀더멘털 방어력과 구조적 경쟁 우위를 평가하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