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시장 혼란 시 단호히 개입'… 뉴욕은 암호화폐 결제 추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시장 유동성이 고갈될 경우 적극적으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수전 콜린스(Susan Collins) 보스턴 연은 총재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시장에 유의미한 혼란이 발생하거나 유동성에 문제가 생긴다면 연준은 단호하게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콜린스 총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결권을 가진 올해의 정식 멤버로, 그의 발언은 정책 전망에 있어 무게를 가진다.

최근 미국 채권과 주식 시장에서 동반 매도세가 나타나며 금융시장의 취약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연준은 양적긴축(QT) 정책을 다소 완화하고 국채 상환 한도를 80% 감축한 바 있다. 콜린스는 현재로서는 유동성 측면에서 심각한 위험 신호는 없다고 진단했지만, 필요할 경우 자산 매입 등 전통적인 통화정책 수단을 활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뉴욕주에서는 정부 기관이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클라이드 바넬(Clyde Vanel) 하원의원이 제출한 A7788 법안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라이트코인(LTC), 비트코인캐시(BCH) 등 암호화폐를 세금, 공과금, 범칙금 납부 등의 결제 수단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주 재정법 일부를 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주정부 기관은 각종 세금, 수수료, 정부 납부금뿐 아니라 각종 벌금, 연체료에 대해서도 이들 암호화폐로 결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는 지난달 루그풀(사기성 상장폐지) 등 암호화폐 사기에 형사 처벌을 도입하는 법안이 처음 발의된 데 이어, 뉴욕주 내 두 번째 주요 암호화폐 입법 시도다.

이러한 입법 움직임은 올해 1월 20일에 공식 출범한 트럼프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더욱 본격화되고 있다. 트럼프는 선거 과정에서 암호화폐 산업을 국가 전략 차원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공언한 바 있으며, 미국을 글로벌 블록체인 혁신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IRS(국세청)의 탈중앙금융(DeFi) 보고 규정을 폐지하는 결의안에 서명했다. 이른바 ‘DeFi 브로커 규정’은 2027년부터 디파이 플랫폼에 대해 거래자의 세금 정보와 거래 총액을 보고하도록 의무화한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이었다. 해당 규정은 암호화폐 프로젝트의 규제 부담을 지나치게 가중하고, 분산형 플랫폼의 성장에 제약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업계의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결의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초로 서명한 암호화폐 관련 법률로 기록됐으며, 공동 발의자인 마이크 캐리(Mike Carey) 하원의원은 “암호화폐 산업에 있어 역사적인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백악관 인공지능 및 암호화폐 정책 책임자인 데이비드 색스(David Sacks)도 지난 3월 트럼프가 해당 규정을 폐지하는 데 찬성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규정 폐지가 부유층의 암호화폐 탈세를 방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전반적으로 시장 친화적이고 혁신을 장려하는 규제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