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일련의 관세 정책이 미국 서민 가계에 연간 약 3,800달러(약 554만 8,000원)에 달하는 부담을 안길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예일대 예산연구소(Yale Budget Lab)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발표한 ‘해방의 날’ 관세만으로도 평균 가구당 연간 2,100달러(약 306만 6,000원)의 추가 지출이 발생하며, 여기에 기존 자동차·철강·알루미늄·북미 제품 등에 부과된 관세까지 더하면 총 연간 부담은 3,800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을 되살리기 위한 목적이라며 관세 확대 정책을 추진해왔지만, 전문가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관세는 수입 유통 과정의 비용을 높이기 때문에 결국 소매업체와 소비자에게 비용이 전가된다는 설명이다. 트로이대 경제학과 존 도브 교수는 “전방위적인 관세 부과는 장기적으로 소비재의 가격 전반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서민 가정일수록 생활 필수품의 가격 인상에 더 크게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관세 부담은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에게 더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이들은 소득의 상당 부분을 식료품, 의류, 에너지 등 필수재에 지출하는 경향이 높아 관세가 도입되면 필연적으로 소비 여력을 잃게 된다.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미 팽팽한 살림살이를 유지하던 가구는 비필수 소비를 줄이며 본질적인 소비에 집중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신용카드 연체율 상승 등 금융 취약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자료를 인용하며, 신용카드 대금의 최소 금액만 간신히 납부하는 계좌 비중이 사상 최고치인 10.5%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관세 회피를 위해 미국산 제품을 선택하자는 목소리도 있지만, 이 또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산 제품이라도 원자재나 부품이 외국산인 경우가 많아 전반적인 제조 원가는 여전히 영향을 받는다. 도브 교수는 “해외 원료 가격이 오르면, 미국 내 생산자들도 이를 핑계로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며 관세 정책이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광범위한 가격 부담을 전가하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이번 분석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정책이 얼마나 실생활에 비용으로 작용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 부담 증대가 경기 위축과 금융시장 전반에 걸친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관세 확대 시에는 보다 정밀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