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유업체 필립스66(PSX)이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1분기 조정 손실을 내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특히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실적 부진이 겹치면서 경영진에 대한 부담이 한층 가중되는 분위기다.
25일(현지시간) 필립스66은 올 1분기 주당 0.90달러의 조정 손실을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0.72달러보다 악화된 수치다. 조정 EBITDA는 7억 3,600만 달러(약 1조 600억 원)로, 이마저도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추정치를 밑돌았다. 이에 따라 회사의 주가는 장 초반 약 2% 하락하며 이달 들어 누적된 8% 손실 폭을 더 키웠다.
마크 라시에 대표이사(CEO)는 “이번 실적 부진은 거시 경제 불확실성과 더불어 봄철 진행된 대규모 정비 작업의 영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대부분의 정비 작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만큼, 앞으로는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마진을 개선할 기반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실적 발표는 엘리엇 인베스트먼트가 약 25억 달러 규모 지분을 확보하며 필립스66 경영진에 구조조정 및 수익성 개선을 요구해온 가운데 이뤄졌다. 특히 엘리엇은 이사회 개편과 정유 부문 분사를 주장하며 강도 높은 행동주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필립스66 역시 두 명의 신규 사외이사를 선임하며 대응에 나선 상태다.
업계에서는 필립스66이 수익성 악화를 조속히 반전시키지 못할 경우, 엘리엇의 경영권 압박이 더 거세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고정비 절감과 효율성 제고가 요구되는 시점에서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 기존 경영 전략에 대한 시장 신뢰도 악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연초 이후 국제 유가 변동성과 정제 마진 축소 등 에너지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필립스66과 같은 대형 정유업체들이 일제히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까지 정유 산업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 움직임이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