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올해 1분기 실적에서 기대치를 웃도는 수익과 이익을 발표하며, 경제 불확실성과 무역 분쟁 가능성 속에서도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IBM은 최근 발표한 1분기 실적에서 주당순이익(EPS) 1.6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8달러에서 소폭 하락했지만, 월가 전문가들이 예상한 1.42달러를 상회한 수치다. 매출은 0.5% 증가한 145억 4,000만 달러(약 20조 9,800억 원)로, 전망치였던 143억 9,000만 달러(약 20조 7,200억 원)를 넘어섰다.
성장 동력은 소프트웨어 부문이었다. 이 분야는 환율 변동 영향을 제외한 기준으로 9% 성장해 60억 달러(약 8조 6,4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의 약 45%를 차지하는 이 부문은 80% 이상의 반복 수익 모델을 기반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레드햇(Red Hat)이 주도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사업은 7분기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하며 13% 증가했다.
자동화 부문 매출도 15% 증가했고, 데이터 관련 비즈니스는 7% 성장했다. 반면 컨설팅 부문은 고객의 지출 결정 지연으로 51억 달러(약 7조 3,400억 원)에 머무르며 정체됐다. 이에 대해 재무담당자 제임스 카바노(CFO)는 “트럼프 행정부의 가변적인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가 고객들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카바노는 “2분기 초 현재까지는 고객의 구매 행동에 큰 변화가 없다”고 덧붙이며 연간 5~6%의 안정적인 컨설팅 사업 성장 전망을 유지했다.
아르빈드 크리슈나(Arvind Krishna) CEO는 컨설팅이 정부향 IT 효율화(DOGE) 중심의 의사결정에 민감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국가보훈처의 처리 시스템, 총무청 조달 프로세스 및 급여 처리 시스템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필수적이고 지속 가능한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IBM은 2분기 가이던스로 164억~167억 5,000만 달러(약 23조 6,000억~24조 1,200억 원)의 매출을 제시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전망을 내놨지만,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6% 이상 하락했다. 이는 올해 들어 12% 상승한 주가 흐름과는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S&P 500 지수는 8% 이상 하락한 상태다.
IBM은 원가 절감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총이익률은 전년 동기보다 1.7%포인트 상승한 55.2%를 기록했으며, 세전이익률은 8%로 7.5%에서 개선됐다. 2024년 말 기준 연간 35억 달러(약 5조 400억 원) 규모의 절감 효과를 실현했으며, 이 중 AI 기반 공급망 효율화가 큰 역할을 차지했다는 설명이다.
무역 분쟁에 대한 대비도 언급됐다. 크리슈나 CEO는 “IBM의 원재료 및 부품 조달에서 수입 의존도는 5% 미만이며, 고객의 데이터 주권과 온프레미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의 수요 증가가 오히려 불확실한 시기에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GDP 성장률 둔화가 전망되지만 이는 “완만한 속도”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AI 부문에서도 IBM은 선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AI 관련 계약 규모는 60억 달러(약 8조 6,400억 원)에 이르며, 이번 분기만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가 신규로 체결됐다. AI 시스템을 뒷받침할 인프라 부문 매출은 29억 달러(약 4조 1,8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지만, 이는 주력 제품인 Z16 메인프레임이 제품 수명 종료 시점에 접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IBM은 다음달에 새로운 메인프레임 Z17을 출시할 예정이다. 크리슈나 CEO는 이 제품이 AI 가속 기능과 보안, 에너지 효율을 강화해 고객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경쟁 속에서 인프라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새로운 메인프레임이 높은 데이터 처리 성능과 전력 효율성으로 입지를 넓힐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