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관측 및 보안 플랫폼 기업인 데이터독(DDOG)이 데이터 품질 향상에 나섰다. 데이터 기반 AI 시스템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행보의 일환으로, 데이터옵저버빌리티 스타트업 메타플레인(Metaplane)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를 통해 데이터독은 관측 도구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면서 AI 적용 시 데이터 정확성 확보라는 업계 핵심 과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데이터독은 메타플레인의 기술이 자사의 기존 플랫폼과 결합될 경우, 주요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이상 현상을 빠르게 식별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메타플레인이 보유한 AI 기반 이상 징후 탐지 모델은 고객사가 가진 과거 메타데이터를 학습해 '정상'과 '비정상'을 정확히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을 설정한다. 그 후 고객사의 데이터 웨어하우스 내 데이터 관계를 추적해, 슬랙이나 페이지듀티 등 외부 툴을 통해 실시간으로 문제가 발생한 데이터 생성 지점을 알림 형태로 전달할 수 있다.
2020년에 설립된 메타플레인은 지금까지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 코슬라벤처스(Khosla Ventures), 플라이브릿지캐피탈(Flybridge Capital Partners) 등으로부터 총 2,230만 달러(약 321억 원)의 투자를 유치해 왔다. 직원 수는 약 10명에 불과하지만, 기술력 면에서 뛰어난 평가를 받으며 데이터옵저버빌리티 분야의 유망주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데이터독 측은 메타플레인 인수를 통해 데이터 팀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팀 간의 협업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클 웨튼(Michael Whetten) 데이터독 부사장은 "데이터옵저버빌리티는 이제 데이터 운영팀의 핵심 업무로 자리 잡았다"며 "AI 시스템의 성공은 데이터의 정확성에 달려 있는데, 메타플레인이 이를 가능하게 해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인수에도 불구하고 메타플레인은 독립적인 제품 브랜드로서 기존 고객을 지속 지원할 예정이다. 단, 이후에는 '메타플레인 바이 데이터독'이라는 명칭으로 변경되며, 점차 데이터독 플랫폼 내로의 통합도 추진될 전망이다.
케빈 후(Kevin Hu) 메타플레인 공동창업자 겸 CEO는 "우리는 기업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사명으로 삼아왔다"며 "데이터독과의 협업을 통해 수만 개 이상의 기업에 더 빠르게 이 기술을 전달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데이터독은 올해 초에도 오픈소스 로그 검색엔진을 개발한 퀵윗(Quickwit)을 인수한 바 있어, 데이터 인프라 전반에 걸친 기술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AI 수요 증가로 인해 데이터 품질 관리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각되면서, 데이터옵저버빌리티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21억 4,000만 달러(약 3조 800억 원) 규모였던 이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12.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메타플레인이 뛰어든 이 시장은 몬테카를로(Monte Carlo), 크리블(Cribl), 옵저브(Observe), 릴라이언스AI(Relyance AI), 코랄로직스(Coralogix) 등의 강력한 경쟁사들이 버티고 있는 분야다. 데이터독은 향후 이러한 기업들과의 차별화 전략을 어떻게 전개할지가 관건이며, 메타플레인 인수가 그 전략의 첫 단추가 될 전망이다.
이번 인수는 데이터독이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으로 인한 시장 혼란 속에서도 돌파구를 찾기 위한 전략과도 맞물린다. 데이터독은 올해 2월 실적 발표에서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는 성과를 냈지만, 2025년 매출 가이던스는 애널리스트들의 기대에 못 미쳐 우려를 산 바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데이터옵저버빌리티 분야 강화는 단기 실적 대응을 넘어, 장기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한 투자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