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INTC)이 조직 효율화 차원에서 직원 수의 20% 이상을 감축할 계획이다. 이는 약 2만 명에 달하는 인력 감축으로, 회사 전체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고자 하는 리브 부 탄(Lip-Bu Tan) 최고경영자(CEO)의 첫 대규모 조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텔은 이번 주 내로 대규모 감원 계획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 10만 8,9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었던 인텔은 이에 따라 수만 명을 감축하게 된다. 회사 측은 구체적으로 어느 부문이 영향을 받을지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중간관리직이 주요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구조조정은 지난 3월 CEO직에 오른 리브 부 탄의 전략에 따른 조치로 알려졌다. 그는 과거 캐던스 디자인 시스템(Cadence Design Systems) CEO를 역임했고 실리콘밸리 내 대표적인 스타트업 투자자로도 활약해왔다. 탄 CEO는 최근 행사에서 인텔 내부 관료주의를 대폭 축소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조직 재정비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이미 인텔 내 3개 핵심 사업부를 자신에게 직속으로 보고하도록 조직 체계를 단순화했으며, 비핵심 자산 매각과 반도체 제조 개선 등 강도 높은 개혁안을 진행 중이다. 특히 제조 경쟁력 회복과 인공지능(AI) 칩 역량 확대가 이번 전략의 핵심 축이다. 리서치 기관들에 따르면 인텔은 2027년까지 새로운 AI 프로세서 아키텍처를 선보이고, 연간 신제품을 내놓는 체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인텔의 이러한 구조조정 움직임은 다른 주요 빅테크 기업의 최근 행보와도 궤를 같이 한다. 메타(Meta)는 2023년부터 '효율성의 해'라는 기치 아래 다층적인 경영진 구조를 줄였으며, 아마존(AMZN)도 지난해 중간관리 자리에 대한 전면 재조정에 나선 바 있다.
이번 소식이 전해지자 인텔 주가는 5% 이상 상승했다. 이는 시장이 구조조정이 가져올 재무적 개선과 기술 전환의 기회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앞서 인텔은 2024년 8월에도 전체 인력의 15%인 약 1만 5,000명 규모의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며 연간 100억 달러(약 14조 4,000억 원)의 비용 절감을 노린 바 있다.
이번 감원은 그보다도 더 깊은 구조적 변화를 의미한다. 탄 CEO는 향후 유휴 자산 정리를 넘어, 파운드리 고객과의 협력 방식까지 혁신해 인텔을 다시 한번 ‘기술 중심’ 기업으로 재정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AI 중심의 새로운 성장 축을 설정한 만큼, 인텔의 기술 전략과 주가 흐름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