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주가 다시 한번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관세를 대폭 완화할 것이라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요 칩메이커들이 일제히 급등한 것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이전보다 훨씬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중국에 부과된 일부 관세는 상당 부분 철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이 전해지자 엔비디아(NVDA), 브로드컴(AVGO), AMD(AMD), 인텔(INTC) 등 핵심 반도체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5% 이상 상승하며 장중 강세를 주도했고, 브로드컴 역시 6% 가까이 올랐다. AMD와 인텔 주가는 각각 7%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특히 인텔은 내부적으로 전체 인력의 20% 이상을 감원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 기대감도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PHLX)는 5.5%나 오르며 시장 전체를 끌어올렸다. 최근 트럼프 정부가 추진해온 '상호주의 관세' 정책에서 일시적으로 제외된 반도체 부문은 당초 새로운 수입세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번 메시지로 부담이 완화된 모양새다.
반도체 분야는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될 때마다 민감하게 반응해온 대표적인 산업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완화 시사는 사실상 *긴장 완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반도체가 단순한 소비재가 아니라 전략기술인 만큼, 대중국 수출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기업 실적 개선 기대도 동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역 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감지한 투자자들의 선제 대응이 이날의 증시 흐름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실제 관세 완화가 단행될 경우 관련 반도체 종목의 추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상승세는 반도체가 다시 *정치 변동성의 수혜주*로 부각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