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 장비와 생명과학 솔루션 전문 기업 서모 피셔 사이언티픽(TMO)이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1분기 실적에서 월가의 기대를 상회하며 주가가 반등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짙어지는 가운데 뜻밖의 호실적이 나온 배경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월섬 본사에 기반을 둔 서모 피셔는 올해 1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5.15달러, 매출은 103억 6,000만 달러(약 14조 9,2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예측한 EPS 5.10달러와 매출 102억 3,000만 달러(약 14조 7,300억 원)를 소폭 웃도는 수치다.
마크 캐스퍼(Marc Casper)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불확실한 경제 환경 속에서도 탄탄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전 직원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정책을 비롯한 글로벌 정책 변화가 올해 실적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서모 피셔는 이날 2025년 연간 조정 EPS 전망치를 기존보다 1달러 낮춘 22.30달러로 수정했다. 이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하반기 실적 둔화 우려가 여전히 존재함을 시사한다. 월가 전문가들은 당초 올 EPS가 23.16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해왔기에 이번 가이던스 하향 조정은 다소 보수적인 접근으로 평가된다.
실적 발표가 있던 이날 아침, 서모 피셔의 주가는 연초 대비 16%가량 하락한 상태였으나 시장 개장 후 4.5% 이상 반등하며 투자심리가 일부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 이후 장중 일부 상승 폭을 반납했지만, 실적 서프라이즈 효과는 뚜렷했다.
이번 실적 발표는 경기 둔화 우려와 미중 간 무역 긴장 속에서도 의료 장비 및 진단 시장에서의 기반이 얼마나 견고한지를 보여주는 계기로 작용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재정비와 규제 리스크에 대한 빠른 대응력은 투자자들에게 장기적인 신뢰를 심어주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시장 분석가들은 서모 피셔가 현재의 경제 상황 속에서도 실적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을 ▲규모의 경제 효과 ▲계약 확장성 ▲다각화된 제품 포트폴리오에서 찾고 있다. 동시에 기업 측이 실적 가이던스를 보수적으로 조정한 점은 중장기적 리스크 관리를 염두에 둔 결정으로 평가되고 있다.
향후 세계적인 통상 정책 변화 및 환율 흐름에 따라 실적 변동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서모 피셔가 연구 인프라 확대와 M&A를 통한 성장 전략을 지속할 경우 저평가 구간에서의 매수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1분기 실적은 단기 성과를 넘어 장기 투자자들에게 긍정적 신호를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