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힘입어 장중 반등에 성공했다. 그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을 해임할 의사가 없다고 밝히며 시장 불확실성을 완화시켰고, 동시에 미중 무역 갈등 완화에 대한 긍정적 신호도 던지며 투자 심리를 끌어올렸다.
23일(현지시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과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각각 2.8%, 1.9% 상승하며 급반등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1.5% 오르며 회복세를 나타냈다. 시장 기대감을 자극한 주요 종목은 일명 ‘매그니피센트 세븐’으로 불리는 대형 기술주들이다. 그중에서도 테슬라(TSLA)는 일론 머스크 CEO가 회사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뒤 급등했다. 이는 시장 예상을 밑돈 테슬라의 1분기 실적 부진을 상쇄하였다.
보잉(BA)은 1분기 손실이 시장 예상보다 적었다는 소식에 주가가 강세를 보였고, AT&T(T)는 예상치를 웃도는 신규 가입자 수와 매출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탔다. GE에서 분사한 GE 버노바(GEV)는 실적 호조에 힘입어 큰 폭의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모든 종목이 좋은 흐름을 보인 것만은 아니었다. 에너지 저장 및 태양광 솔루션을 제공하는 엔페이즈 에너지(ENPH)는 실적 부진과 중국산 부품에 대한 관세 부담 우려로 급락하며 S&P500 내 가장 부진한 종목으로 기록됐다. 베이커 휴즈(BKR)도 매출과 수익 전망이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 속에 하락했다.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Y)은 조현병 치료제의 후기 임상 실패 소식으로 투자자 이탈을 피하지 못했다.
이날 금과 유가는 동반 하락했으며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소폭 하락했다. 반면 달러 가치는 유로, 엔, 파운드 대비 강세를 보였다. 한편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암호화폐는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으며, 비트코인은 9만3,000달러(약 1억3,390만 원)를 웃돌며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