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힘입어 일제히 반등했다. 23일(현지시간) S&P 500 지수는 전일 대비 1.7% 상승하며 투자자 심리에 긍정적 신호를 보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2.5% 급등하며 가장 강한 회복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역시 1.1% 상승했다.
시장 반등의 배경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변화*가 있었다. 그동안 금리 정책을 둘러싸고 연방준비제도(Fed)를 비판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제롬 파월 의장을 해임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며 시장에 안도감을 제공했다. 또한 백악관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정책에 있어 보다 *신중한 접근*을 고려 중이라고 밝혀, 미중 무역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자극했다.
종목별로는 고속 케이블 및 안테나 제조업체 앰페놀(APH)이 1분기 실적 호조와 함께 낙관적인 향후 전망을 내놓으며 주가가 8.2% 급등했다. 각 산업군 전반에 걸친 수요 확대와 전략적 인수를 통한 제품 경쟁력 강화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SMCI) 또한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일본 후지쯔와의 협업 확대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는 7.6% 올랐다. 양사는 대형 언어모델 프로젝트를 위해 차세대 서버 기술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팔란티어테크놀로지스(PLTR)는 방산업체 노스럽그러먼(NOC)과 AI 기반 전투차량 공동 개발에 나선다는 소식에 7.3% 상승했고, 노스럽그러먼도 전일 급락을 일부 회복하며 1.9% 반등했다.
이날 하락세를 면치 못한 종목도 있었다. 엔페이즈에너지(ENPH)는 예상을 밑도는 분기 실적과 함께 중국산 배터리 셀에 대한 관세 부담 전망을 언급하며 주가가 15.7% 폭락했다. CEO는 향후 분기 매출총이익률에 상당한 압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Lennox International(LII)은 견조한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연간 가이던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9.0% 하락했다. CEO는 공급망 안정화와 가격 전략 조정을 통해 고비용 환경에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베이커휴즈(BKR)는 순이익은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매출이 부진했던 탓에 6.4% 하락했다. 유가 하락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고객사들의 생산 투자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이처럼 금리 정책의 안정성과 완화적인 통상 정책이 동시에 거론되면서, 시장은 다시금 *위험 선호 심리*를 회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하나로 S&P 500이 급등한 이번 사례는 정치 발언과 정책 불확실성이 얼마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는지를 다시금 상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