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orld Bank) 같은 브레튼우즈 체제 기관들이 거시 균형 회복에 중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이는 국제 통화 질서의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베센트 장관은 지난 4월 23일 국제금융협회(IIF) 행사에서 "브레튼우즈 기관들은 복잡하고 방향 잃은 의제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현 체제의 재정비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IMF의 사명은 국제 통화 협력을 증진하고, 국제 무역의 균형 있는 성장을 촉진하며, 경쟁적 환율 절하처럼 유해한 정책을 억제하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발언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는 기조와 함께 이뤄졌다. 베센트 장관은 IMF가 이러한 불균형을 바로잡는 데 있어 중심적인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미 달러화가 3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하락한 가운데, 미국 정부 부채는 36조 달러(약 5경 2,560조 원)에 달하고 있으며, 중국과의 경제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대내외 경제적 압력을 고려할 때 베센트의 메시지는 단순한 수사 차원을 넘어, 글로벌 금융 기구들의 역할 재정의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베센트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철학을 반영해 보다 보호주의적이고 미국 중심의 통상 정책을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기구의 영향력 축소와 미국의 주도권 강화를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이에 따라 IMF와 세계은행이 향후 어떤 방식으로 역할 전환을 모색할지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