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초 암호화폐 투자 열기는 식었지만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은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사업 추진 동력을 확보했다.
2021년 7월 22일(이하 현지시간) CNBC는 CB인사이트 자료를 인용해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대한 분기별 투자금이 처음으로 40억 달러를 넘었다고 보도했다.
블록체인 투자 규모 1년 만에 9배 성장
블록체인 스타트업 부문은 2021년 2분기 43억 8000만 달러의 투자금을 모금했다. 2021년 1분기보다 50% 이상 증가한 수준이며 2020년 2분기과 비교해서는 9배나 불어났다.
단일 투자 기준 2021년 2분기 가장 많은 투자금을 모금한 것은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업체 서클(Circle)이다. 약 4억 4000만 달러를 유치했다. 서클은 45억 달러 규모의 SPAC 합병을 통한 상장도 준비 중이다. 지갑 개발업체 레저(Ledger)는 3억 8000만 달러를 모금하며 2위를 차지했다.
블록체인 산업의 자금조달 성적은 투자 시장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의 지분을 확보해 관련 산업에 투자 노출할 간접적 방안을 찾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2021년 들어 약 670개 암호화폐 스타트업에 73억 달러의 벤처 투자금이 투입됐다. 이는 2020년 전체 투자금을 넘어섰다.
파스칼 고티에(Pascal Gauthier) 레저 CEO는 2020년 12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 시장이 성숙해지고 주요 기관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8년 투자 라운드에 참여하는 금융 기관이 없었다. 지금은 전 세계 주요 금융기관들이 모두 암호화폐 산업 투자를 검토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벤처 투자 시장은 암호화폐 가격 하락에도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상장한 2021년 4월 비트코인은 6만500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가 이후 반토막이 났다. 이더리움도 5월 4000달러 이상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50% 이상 하락했다.
블록체인 산업의 투자 유치 성적에는 핀테크 투자 열풍도 한몫했다. CB인사이츠에 따르면 2021년 2분기 핀테크 스타트업은 전기 대비 30% 증가한 308억 달러의 투자금을 모금했다. 2020년 2분기 성적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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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분기 투자 유치 계속된다…FTX·오픈시 첫 스타트
블록체인 산업의 성공적인 자금 조달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7월 3분기를 시작하면서 FTX는 9억 달러(1조 350억 원)로 사상 최대 투자 기록을 세웠다. 대형 대체불가토큰(NFT) 거래 사이트 '오픈시(OpenSea)'도 1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다.
이같은 대형 투자에는 a16z, 소프트뱅크 같은 대형 기관과 앨런 하워드(Alan Howard), 이지 잉글랜더(Izzy Englander), 폴 튜더 존스(Paul Tudor Johnes) 등 유명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 투자사 앤드리센 호로위츠(a16z)는 2021년 6월 22억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 펀드를 출범하며 "암호화폐가 차세대 컴퓨팅 혁신 물결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 벤트슨(Chris Bendtsen) CB 인사이트 선임 애널리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추세라면 블록체인 업계가 유치한 투자 수준은 2020년 연말 기록도 깨트릴 것이다. 2018년 모금된 전체 투자금의 3배 이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개인과 기관의 암호화폐 수요 증가가 이같은 기록적인 자금 조달을 야기했다"면서 "단기적인 가격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벤처 투자 기업들은 주요 자산 유형으로서 암호화폐의 미래와 금융 시장의 효율성, 접근성, 보안성을 높일 수 있는 블록체인 잠재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