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세관 당국이 비트코인(BTC) 채굴기를 무선 주파수(RF) 장비로 오인해 수천 대를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작년 9월부터 미국 입국 항구에서 중국산 비트코인 채굴기 수천 대가 압류됐으며, 최근 몇 주 사이에서야 해제되기 시작했다.
채굴기 압수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요청에 따른 조치로 전해졌다. 하지만 비트코인 채굴업체 럭서 테크놀로지(Luxor Technology)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이선 베라는 FCC가 해당 채굴기들을 RF 기기로 잘못 분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세관국(CBP)과 FCC가 비트코인 마이닝 애플리케이션-스페시픽 집적회로(ASIC)를 RF 장비로 분류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명백한 오류라고 지적했다.
미국에 반입되는 모든 RF 장치는 FCC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ASIC 채굴기는 RF 신호를 송출하지 않도록 설계돼 해당 규정과 무관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베라는 "ASIC 채굴기는 전기 신호를 처리할 뿐 무선 주파수를 송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가 정치적 요인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비트메인(Bitmain)과 관련된 칩 설계업체 Sophgo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으며, 이와 맞물려 압수된 채굴기들의 상당수가 비트메인 제품이라는 점에서 관련성이 의심된다.
한편, 중국산 비트코인 채굴기가 점진적으로 해제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하면서 채굴기 가격 변동 가능성도 제기된다. 블록웨어 솔루션(Blockware Solutions)의 수석 애널리스트 미첼 애스큐는 "지난 2021년과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충격과 비트코인 강세장이 겹쳐 ASIC 채굴기 가격이 12개월 만에 10배 상승한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베라는 미국 내 채굴기의 주요 수입 경로가 중국이 아닌 동남아 국가들이기 때문에 공급망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그는 "광범위한 무역 전쟁이 발생할 경우 제조업체들이 미국 내 조립 생산을 확대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