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방된 러시아 야당 지도자가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 대선 당선을 비판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반 익명 국민투표를 추진한다.
9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가두마(Duma, 하원) 의원 출신이자 인권 변호사인 마크 페이긴은 블라디미르 푸틴의 다섯 번째 집권에 대한 반대와 항의의 표시로 블록체인 기반 투표 앱 '러시아2024(Russia2024)'를 통해 국민투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 동안 진행된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푸틴은 87.28%의 득표율로 5선에 성공했다. 푸틴은 올해 5월부터 2030년 5월까지 6년간 대통령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2004년, 2012년, 2018년에 이어 다시 한 번 임기를 연장하며 사실상 종신 집권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크 페이긴은 "러시아에서 반대 여론은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으며 실제 여론을 파악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위와 투표를 위한 신뢰 가능하고 감시 불가한 방안이 있어야 한다"면서 "러시아2024 앱과 그 기반 기술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반 익명 국민투표가 법적효력은 없지만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교도소 수감 중 사망하는 등 반대파에 대한 가혹한 처벌이 가해지는 상황에서 보복에 대한 두려움 없이 반대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저냏ㅆ다.
러시아 국민투표가 진행되는 '러시아2024' 앱은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예프) 소재 기업 '라리랩스(Rarilabs)'의 익명성 강화 소셜 프로토콜 '라리모(Rarimo)'의 투표 솔루션 '프리엄 툴(Freedom Tool)'을 통해 구축됐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프리덤 툴'은 아비트럼 블록체인과 영지식 암호화 기술을 활용해 투표자의 신원 추적을 차단한다.
앱 개발팀은 "러시아2024 앱은 유권자가 관련 피해를 걱정하지 않고 투표할 수 있는 안전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탈중앙화 투표와 프리덤 툴이 공격, 차단, 제거 가능한 '단일 주체' 없이 설계됐기 때문에 비트코인을 해킹할 수 없듯 투표 내용을 해킹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두 달 동안 앱 감사 작업과 스트레스 테스트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익명 국민투표는 약 2주간 진행되며 러시아 여권 소지자만 참여할 수 있다. 현재 러시아 국민 중 여권 소지자는 346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용자는 러시아2024 앱을 다운받아 생체인식 칩이 내장된 여권을 스캔하고 신원을 인증한 뒤 투표를 진행할 수 있다.
신원 인증을 마치면 투표권이 발급되는데 영지식 암호화 기술이 여권 데이터와 투표권 간 연결을 해체해 신원 추적을 막는다. 이더리움 레이어2 블록체인 아비트럼에 투표 결과를 기록해 위변조 위험도 제거한다.
프리덤 툴 공동 설립자 라샤 안타제(Lasha Antadze)는 "프리덤 툴은 독재 체제에서 사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면서 "이번 러시아 국민투표는 블록체인과 영지식 암호화 기술이 전 세계의 시급한 익명성 요구에 어떻게 부응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나발니 사망 이후에도 많은 이들이 나와 시위를 벌였다"면서 "반대 목소리를 내기 위해 많은 이들이 투표에 참여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타제에 따르면 러시아2024 앱은 현재 구글 앱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삭제됐지만 이번주 다시 게재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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