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에 참여하는 아시아 기관 투자자들이 '직접 수탁(self-custodial)'의 한계를 지적하며 제3자 수탁 서비스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디지털 자산 플랫폼 '아스펜 디지털'과 세계 4대 회계컨설팅 기업 'PwC'가 공동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패밀리오피스, 고액 자산가, 자산 운용사 등 기관 투자자들이 디지털 자산에 투자하면서 기관급 디지털 자산 수탁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자는 직접 수탁 솔루션을 통해 디지털 자산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개인키(private key) 관리 등 자산 보관 및 보안에 대한 전적 책임을 지게 된다.
보고서는 이 같은 부담과 해킹 우려로 인해 기관 투자자들은 직접 수탁보다 전문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제3자 수탁업체에 맡기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스펜 디지털은 "더 많은 기관 투자자들이 지속적인 거래와 운영 과정에서 직접 수탁 솔루션의 한계를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엘리엇 앤드류 아스펜 디지털 CEO는 "적절한 디지털 자산 수탁 솔루션은 성공적인 투자와 손실 위험 완화에 핵심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자산과 다른 독특한 수탁 방식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기관 투자자가 디지털 자산 투자를 고려할 때 큰 장애물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통 수탁과 동일한 수준을 갖춘 디지털 자산 수탁 방안이 점차 자리를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록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시티그룹, 도이치 은행을 포함해 약 120개 수탁업체가 디지털 자산 부문에서 활동하고 있다.
던컨 피츠제럴드 PwC 디지털 자산·웹3 총괄은 "안전한 자산 관리와 업체 자산과의 분리 보관은 수탁에 있어서 근본적인 요구 사항이며 전통 증권 업계에서 수년 동안 지켜온 것"이라면서 "디지털 자산 생태계에서도 이 같은 요건을 갖춘 신뢰할 수 있는 옵션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자산 수탁업체는 암호화폐 보관이라는 기존 역할을 넘어 투자자들이 디파이, 대체불가토큰(NFT), 메타버스 같은 신흥 시장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PwC 설문조사에서 미국 경영진 82%가 3년 내 웹3 통합을 예상한 가운데, 이 과정에서 기관 투자자들이 부딪힌 디지털 자산 수탁 문제를 덜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기관 디지털 자산 수탁 관련 문제점으로 자산 보안, 파편화된 규제, 포괄적인 보험 적용 등을 지목했다.
아스펜 디지털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 자산 수탁업체들은 다중 컴퓨팅 같은 첨단 기술을 통해 보안 리스크를 해결하고, 발전하는 규제에 보조를 맞추며, 다양한 디지털 자산에 걸친 투자자의 보험 보장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