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히든로드 1조 8,000억 원에 인수… XRP, 기관 유동성 허브로 도약

리플이 프라임 브로커리지 기업 히든로드(Hidden Road)를 12억 5,000만 달러(약 1조 8,250억 원)에 인수하면서 XRP 생태계 변화의 분기점을 맞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가 단순한 확장 전략이 아니라, XRP와 XRP 레저(XRPL)를 기관 금융 네트워크 중심에 연결할 핵심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히든로드는 연간 3조 달러(약 4,380조 원) 이상을 청산하며 300개 이상의 글로벌 헤지펀드와 마켓메이커, OTC 데스크 등과 협력하고 있는 기업이다. 여기에 코인베이스, 비트파이넥스, OKX 같은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와도 직접 연결돼 있어, 리플이 인수함으로써 실질적인 금융 인프라를 손에 넣은 셈이다.

익명의 XRP 지지자 'WrathofKahneman'은 이번 인수를 통해 XRP가 단순한 결제용 토큰을 넘어 기관 간 유동성 매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XRPL을 활용한 실시간 거래 결제 기능 도입은 기존 금융권의 시간 지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대형 기관들의 니즈에 직접 부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리플 최고경영자 브래드 갈링하우스는 일부 거래에서 히든로드가 XRPL을 사용한 결제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리플이 직접 기관 결제 인프라를 장악하고 'XRP 중심의 유동성 허브'를 완성해 나가겠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또한 이번 인수로 인해 리플이 발행한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RLUSD와 XRP 간 역할 구분도 명확해지고 있다. RLUSD는 안정성과 규제 적합성을 강조한 반면, 실제 거래 이동과 브리징 구조에서는 여전히 XRP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두 자산이 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전망이다.

XRP 가격은 인수 소식에도 불구하고 하루 새 3% 하락하며 1.80달러까지 떨어졌고, 주간 하락폭은 13%에 달했다. 이는 전체 암호화폐 시장의 8%대 하락률보다 더 가파른 수치다. 그러나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XRP가 올해 말까지 5.50달러, 2028년까지 12.50달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장기 낙관론도 공존한다.

WrathofKahneman은 “이제 XRP는 리테일 결제를 넘어서 기관 금융 시장의 한가운데에 놓이게 됐다"며 "전통 금융과 암호화폐를 연결하는 교량으로서의 입지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히든로드 인수로 XRP는 단순한 토큰이 아닌, 글로벌 유동성 운용 구조의 핵심 자산으로 진화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