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의 핵심은 인프라 아닌 앱 가치 철학"

이더리움(ETH) 공동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이더리움 생태계의 핵심 가치는 기반 인프라보다 애플리케이션(앱) 계층에서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테린은 4월 12일 소셜미디어 플랫폼 워프캐스트(Warpcast)를 통해 이더리움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더리움 위에 구축되는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에 더욱 건전한 ‘사회 철학(social philosophy)’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앱은 80%가 특수 목적에 맞춰 설계되며, 어떤 앱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개발자의 철학이 결과물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기준이 되는 철학과 가치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초 인프라와 달리 앱 계층은 개발자들이 직접적으로 이더리움의 정체성과 목적을 구현하는 영역이다. 이는 이더리움이 세상에 기여하고자 하는 방향성, 다시 말해 탈중앙화와 사용자 보호라는 핵심 가치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담아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구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부테린은 일반적인 프로그래밍 언어를 예로 들며 사회 철학이 미치는 영향을 비교했다. 그는 “예컨대 C++ 같은 범용 언어는 창시자가 전체주의자나 인종차별주의자라고 하더라도 언어 자체의 유용성과 구조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더리움의 인프라인 1층 레이어(layer 1)는 완전한 중립적 도구가 아니며, 부분적으로 사회 철학의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예로 이더리움이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전환하고, 라이트 클라이언트(light client) 및 계정 추상화(account abstraction)를 지원한 변경 사항을 들며 “탈중앙화의 가치를 믿지 않았다면 이러한 기능은 추가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더리움은 절반은 범용적인 프로토콜이고, 절반은 가치와 철학을 구현하는 도구”라고 평가했다.

부테린은 건전한 사회 철학을 담은 애플리케이션의 예로 암호화폐 프라이버시 프로토콜 레일건(Railgun), 웹3 기반 소셜미디어 파캐스터(Farcaster), 탈중앙화 예측시장 폴리마켓(Polymarket), 메신저 앱 시그널(Signal) 등을 언급했다. 그는 “이들 앱은 기본 설정 자체가 올바른 방향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돼 있다”며, 파캐스터와 시그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그는 밈코인 생성 플랫폼 펌프펀(Pump.fun), 무너진 암호화폐 생태계 테라(LUNA), 그리고 FTX 거래소를 부정적 사례로 들며, 그 차이는 결국 개발자들이 무엇을 믿고 어떤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