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앙화 거래소 킬로엑스(KiloEx)가 지난 4월 14일 발생한 해킹 사건의 범인에게 도난 자산의 90%를 반환할 경우 전체 금액의 10%인 75만 달러(약 10억 9,500만 원)를 화이트 해커 보상금으로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킬로엑스는 15일 공식 SNS를 통해 해커를 겨냥한 메시지를 발표하며, 지난 해킹과 관련해 이미 사법당국, 사이버보안 기관, 일부 거래소들과 공조해 해커의 행적을 추적해왔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커와 연관된 지갑 주소도 공개하며 해당 자금들이 지속적으로 감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킬로엑스 측은 필요 시 자금 동결 조치도 취할 수 있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게시물에서 킬로엑스는 "도난 자산 중 90%를 반환한다면 이번 사건을 화이트 해커의 윤리적 행위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사태를 매듭지으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해커가 제안에 동의하면 킬로엑스는 공개적으로 사건이 해결됐음을 인정하고 추가 조치를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협상이 성사될 경우 관련 내용을 공식 SNS에 게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커는 앞서 킬로엑스의 가격 오라클 결함을 악용해 총 750만 달러(약 109억 5,000만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탈취한 것으로 분석됐다. 블록체인 보안업체 펙실드(PeckShield) 보고서에 따르면 이 중에는 베이스 체인에서 330만 달러, 오픈비앤비 체인에서 310만 달러,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에서 100만 달러 상당의 토큰이 포함됐다. 당시 스마트 컨트랙트가 참조한 가격 데이터가 조작되면서 공격이 이뤄졌다.
사건 직후 킬로엑스는 거래소 운영을 잠정 중단하고 공격 경로를 차단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해킹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를 강화했다. 그러나 해커가 반환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킬로엑스는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플랫폼 측은 “당신의 신원과 활동 정보는 관계 당국에 노출될 것”이라며 “법적 조치를 끝까지 추적할 것이며, 지금 응하지 않으면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해킹 피해 복구를 위해 범인에게 협상을 제안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번 킬로엑스의 대응 방식은 피해를 최소화하고 빠르게 사건을 종결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