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Ripple)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오랜 법적 분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실제 상황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CEO를 비롯한 리플 측은 SEC가 항소 철회를 결정했고, 리플 역시 교차 항소를 기권했다고 밝히며, 최종적으로 5,000만 달러(약 730억 원)의 벌금으로 사안이 종결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제시됐던 1억 2,500만 달러(약 1,825억 원)보다 크게 낮아진 금액이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SEC는 공식적으로 해당 사건이 여전히 항소 중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SEC는 저스틴 W. 키너(Justin W. Keener)라는 개인이 제출한 증거 개입 요청 신청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제기했고, 이를 통해 "사건은 제2 연방항소법원에서 진행 중"이라며 지방법원이 더 이상 관할권을 갖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위법성 절차 문제나 리플의 판단권 문제 등을 이유로 해당 요청은 기각되어야 한다는 게 SEC의 주장이다.
법률전문가 빌 모건(Bill Morgan) 변호사는 SEC의 이 같은 의견서에 주목하며, 리플이 '사건이 종결됐다'고 주장한 것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SEC는 리플의 사건이 아직 항소 중이라는 입장을 판사 앞에 공식 서면으로 제출해, 투자자들과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
XRP 지지자들과 일부 법조계 관계자들은 SEC가 명확한 공식 입장을 내놔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사건이 여전히 항소 중 상황인지, 아니면 리플 측 주장처럼 실질적으로 마무리 단계인 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SEC가 최근 제출한 자료는 리플이 주장한 '합의 종료' 발표 이후에도 여전히 법적 절차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혼재된 시그널은 리플 소송 결과를 주시해온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으며, 여전히 XRP 관련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SEC가 사건 종결 여부에 대해 공식적인 해석과 판단을 내놓기 전까지는 사태가 계속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