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코틀랜드에 위치한 사립학교 로몬드스쿨(Lomond School)이 오는 2025년 가을 학기부터 수업료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BTC)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해당 학교는 비트코인 철학서 The Bitcoin Standard의 저자 세이프딘 아모우스(Saifedean Ammous)와 협력해 비트코인과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 원칙을 통합한 새로운 교육 과정을 개발 중이다.
아모우스는 4월 12일 X(구 트위터)를 통해 “로몬드스쿨과 함께 비트코인 및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을 기반으로 한 커리큘럼을 만들게 되어 기쁘다”며 “해당 교육 자료를 전 세계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로몬드스쿨 클레어 치솔름(Claire Chisholm) 교장도 같은 날 X를 통해 아모우스 박사와의 협력에 대해 “비트코인 커뮤니티의 긍정적인 에너지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로몬드스쿨은 이번 발표를 통해 영국 내에서 비트코인 결제를 공식 허용한 첫 번째 학교가 됐다. 아모우스와 진행 중인 커리큘럼은 비트코인의 장기적 가치 저장 수단이라는 철학과 함께, 국채·화폐 중심의 기존 금융 체계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저서 The Bitcoin Standard는 2018년 처음 출간된 이후 38개 언어로 번역됐으며, 누적 판매량은 100만 부를 돌파했다.
비트코인을 교육 현장에 접목하려는 시도는 로몬드스쿨만의 움직임이 아니다. 전 세계 대학과 연구기관은 지난 10여 년간 비트코인을 주제로 한 강좌와 연구 프로그램을 잇달아 개설해 왔다. 키프로스 니코시아대학교는 벌써 2013년 디지털 화폐 석사과정을 개설했고, 뉴욕대학교(NYU) 스턴 경영대학원은 2014년 ‘비트코인의 법과 비즈니스’ 강좌를 시작했다. 스탠퍼드대학교 역시 이듬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술과 경제를 다루는 전용 강좌를 출범시켰다.
이 흐름은 최근 미국 내 대학들까지 확산되고 있다. 2025년 2월, 오스틴대학교는 전체 기금에서 약 683억 원에 달하는 비트코인 전용 투자펀드를 신설했다고 발표했으며, 앞서 2024년 10월에는 에모리대학교가 그레이스케일의 현물 ETF를 통해 약 219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번 로몬드스쿨의 사례는 교육 기관이 비트코인을 단순 결제 수단을 넘어, 경제 철학과 금융 시스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도구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향후 해당 커리큘럼이 다른 교육 기관에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