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가 관세 정책의 일부를 완화하자 주식 시장은 수년 만의 하루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백악관발 혼란스러운 입장 번복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은 랠리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품고, 미국 국채와 달러 자산을 매도하기 시작했다.
이번 완화 조치는 스마트폰, 개인용 컴퓨터, 반도체 등 일부 핵심 기술 제품을 추가 관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데 중점을 뒀다. 월가에서는 이를 두고 *'관세 완화의 미끼 효과'*라며 투자 심리를 자극하는 단기적 처방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한동안 냉각됐던 시장의 '동물적 본능(animal spirits)'이 다시 자극됐지만, 정책 일관성 부족이 경계감을 키우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의 급락을 단기 매수 기회로 보고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이번 사이클에서는 통하지 않는 전략이 된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자산 가격이 기술적 반등은 하더라도 거시경제의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는 위험이 더 크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주요 은행 CEO들 사이에서는 경기침체 우려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특히 소비자와 실물경제 현장에서 감지되는 신호도 부정적이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일선 종사자들은 최근 고객 수 감소와 예약 취소 증가를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일명 '립스틱 효과(Lipstick Effect)'라 불리는 소비 패턴의 역전과도 무관하지 않다. 불확실성이 클수록 값비싸고 눈에 띄는 소비 대신 작은 사치로 기분을 전환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마저도 줄어드는 양상이다.
결국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유턴에 한껏 반응했지만, 이것이 중장기적인 신뢰 회복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회의론이 팽배하다. 정책 신뢰성과 자본시장 안정성에 대한 자신감이 무너지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과잉 낙관은 오히려 대가를 부를 수 있다는 경고가 점점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