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스마트폰, 컴퓨터, 반도체에 대한 '상호 관세' 적용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기술주 중심의 반등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는 소비자 전자제품 수입, 특히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잠정 보류한 것으로, 월가에서는 이를 기술 업계에 숨 고르기를 허용하는 ‘완충장치’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뉴욕 증시 선물지수는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고, 특히 애플(AAPL)을 비롯한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 대표 기술주는 프리마켓에서 5% 이상 급등하며 투자 심리를 끌어올렸다.
유럽과 아시아 주요 지수도 강세 흐름을 탔다. 유럽의 스톡스유럽600 지수가 2% 상승했고, 일본 니케이는 1.2% 상승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2.4% 급등하며 주요 지역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번 일시적 조치를 두고 "일방적인 상호 관세 정책을 시정하려는 미국의 작은 진전"이라고 평가하며 여전히 무역 갈등 해소엔 거리가 멀다고 시사했다.
한편 미국 국채 시장에서는 변동성이 나타났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44%로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달러화 자산의 불확실성을 투자자들이 점점 더 의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MUFG는 보고서에서 “중국의 미 국채 보유 의향이 불투명해지면서 시장의 전반적인 불안 심리가 커지고 있으며, 달러화 기반 투자 상품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가 미국 기술주에 숨통을 틔웠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관세 면제가 한시적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다시 무역불안이 재차 부각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당분간 글로벌 증시의 무게중심은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조치와 중국의 반응에 따라 출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