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가 미국 호텔 산업에 대한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하얏트(H), 힐튼(HLT), 메리어트(MAR) 등 주요 호텔 체인의 주가 등급 또한 낮췄다. 골드만삭스는 소비자 수요 둔화, 거시경제 불확실성 확대, 항공 산업의 부진한 신호 등을 이유로 제시하며 업계 전반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이번 전망 조정에서 골드만삭스는 미국 호텔 업계의 객실당 평균 매출(RevPAR) 성장률 예측치를 기존 1.4%에서 0.4%로 대폭 낮췄다. 이는 경기 침체가 반영되지 않은 수치라는 점에서 상황이 더욱 심각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골드만삭스는 경기 침체 발생 가능성을 45%로 평가하며, 과거 사례를 기준으로 침체 발생 시 RevPAR은 두 자릿수 하락세를 보였던 점을 경고했다.
이 같은 변경에 따라 하얏트 호텔의 주식은 ‘매도’ 등급으로 하향 조정됐으며, 힐튼과 메리어트는 ‘중립’ 등급으로 강등됐다. 발표 직후 시장의 반응도 즉각적이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하얏트는 3% 하락했고, 힐튼과 메리어트 역시 각각 1% 내외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는 전반적인 시장 상승세와 대조적인 흐름이었다.
호텔 업계에 대한 비관적 전망은 항공 산업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 3월 델타항공(DAL), 사우스웨스트항공(LUV), 아메리칸항공(AAL) 등 주요 항공사들이 여행 수요 둔화를 이유로 1분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델타항공의 에드 배스티안 CEO는 최근 “사람들의 행동이 마치 침체 국면에 진입한 듯하다”는 표현을 쓰며 시장에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여행 수요의 위축은 항공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호텔, 크루즈, 여행 예약 플랫폼 전반으로 타격이 확산되며 관련 종목들이 동반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3월 초 이후 힐튼, 메리어트, 하얏트의 주가는 약 20%가량 하락한 상태다.
관광 업계의 바로미터인 호텔과 항공업계에서 연이어 부정적 신호가 발신됨에 따라, 향후 관련 산업 전반의 실적과 투자심리에 장기적인 악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진단은 단기적인 주가 전망을 넘어, 경기 변동에 취약한 서비스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다시금 상기시키는 경고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