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한 주를 기분 좋게 출발했다. 4월 14일(현지시간) S&P 500 지수는 0.8% 오르며 상승 마감했고, 다우지수도 같은 폭으로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0.6%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단행한 ‘상호 관세 조치’에서 스마트폰, 컴퓨터 등 주요 전자기기를 *면제*하기로 한 결정이 유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조치가 *일시적*일 수 있다는 상무부의 경고는 투자자들의 경계를 늦추지 못하게 했다.
시장에서 돋보인 종목은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LTR)였다. 이 회사 주가는 이날 4.6%나 오르며 강한 상승 탄력을 보였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팔란티어가 개발한 AI 기반 군사 시스템을 정식 도입한다고 발표한 것이 직접적인 촉매제였다. NATO는 이번 조달이 “요구사항 발표에서 실제 계약 체결까지 단 6개월 만에 이뤄진 이례적으로 빠른 사례”라고 설명했다. AI 기술과 국방 분야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팔란티어가 전례 없는 속도로 기회를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이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의료 섹터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다비타(DVA)는 랜섬웨어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에 급락했다. 이 회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문서에서 네트워크 일부가 암호화돼 운영상 차질이 생기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대응책을 가동 중이라며 피해 확산 방지에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가는 하루 만에 3% 빠졌다.
한편 UnitedHealth Group(UNH)은 이번 주 예정된 실적 발표를 앞두고 2.1% 하락했으며, 휴마나(HUM) 역시 3.5% 떨어져 S&P 500 내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휴마나는 지난해 Medicare 관련 상품 경쟁력 저하 및 가입자 수 정체로 꾸준한 압박을 받아 왔다. 최근 정부의 Medicare 지급액 인상 소식에 강한 반등을 나타냈지만, 이번에는 되돌림 매도세가 강하게 작용한 셈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사우스웨스트 항공(LUV)의 주가가 2.4% 하락했다. 이 회사는 항공권 구매 후 제공하던 무제한 유효기간의 이용 크레딧 정책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기존 항공권 구매일로부터 12개월 내 사용해야 한다는 새로운 조건이 붙는다. 지난달 발표된 수하물 유료화 전환 및 기본운임 확대와 함께, 점차 채산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시장의 전반적인 상승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면제 발표에 따른 기술주 반등과 방산·AI 관련 기업의 호재에 힘입은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해당 정책들이 언제든 전환될 수 있다는 정치적 리스크는 여전히 시장의 상단을 억제할 요인으로 남아 있다.